이항영 MTN 전문위원과 백선아 경제앵커가 만나 핫한 트렌드의 맥을 짚어 드립니다. 센스 있게 흐름을 읽어주는 미녀 앵커와 시크하게 경제 포인트를 짚어주는 훈남 전문가가 경제 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냅니다. 세상 흐름 속 숨어있는 경제이야기를 함께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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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10월 초에는 한국의 최대명절인 추석과 중국의 4대 명절 중 하나인 중추절, 국경절 연휴가 몰려있다. 한국이든 중국이든 명절이 되면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또는 가족과 함께 추억을 쌓기 위해 민족대이동이 펼쳐진다. 특히 긴 연휴를 휴가 삼아 해외여행을 떠나는 비율도 매년 증가세다.
국내에서도 중국의 중추절과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아 유커(중국 관광객)를 끌어들이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백화점·면세점·쇼핑몰 등이 가을세일을 앞당기면서 추석연휴기간에 ‘코리아 그랜드세일’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선호 여행지 1위 일본
그러나 올해는 국내 유통업계에 대목을 맞는 설렘보다는 긴장된 분위기가 관측된다. 중국관광객이 이번 황금연휴 때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로 일본을 꼽았기 때문이다. 중국 역직구쇼핑몰 판다코리아닷컴에 따르면 중국인의 자유여행, 단체여행 예약현황에서 일본이 가장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한국에서도 추석맞이 여행지로 일본이 1순위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여행지도 일본이었다. 호텔예약사이트 호텔스닷컴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인이 많이 찾은 여행지 10위권에 오사카, 도쿄, 후쿠오카 등 일본의 3개 도시가 올랐다.
엔화가 저렴해지면서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이 꾸준히 늘어난 것이다. 여행정보사이트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최근 2년5개월간 한국인이 가족여행으로 가장 많이 검색한 나라는 일본이었다. 전체 여행지 검색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율이 2년 전엔 10% 미만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2.4%로 오르더니 올해는 18%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해서’가 주된 이유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 아래로 내려갔다. 5년 전 100엔당 1500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일본여행에 가장 우호적인 환율이 형성된 것이다. 예컨대 일본여행경비로 총 10만엔을 가져간다면 5년 전에는 한화로 150만원을 환전해야 했지만 지금은 100만원만 환전해도 된다는 얘기다. 환율로 인해 50만원이 절약되는 셈이다.
게다가 저비용항공사의 한일 간 노선이 크게 늘면서 항공요금이 저렴해졌다. 국제유가도 1년 전보다 절반 이하로 급락해 유류할증료 역시 크게 내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인의 일본여행객 수가 올해 380만명을 넘기며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75만명에서 무려 4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4개월 만에 바뀐 엔화가치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적은 예산으로 일본여행을 다녀올 수 있을까. 엔저현상을 노리고 저렴하게 일본여행을 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다녀오라”고 조언하고 싶다. 왜냐하면 엔화가치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만 해도 엔화약세, 원화강세가 뚜렷했지만 4개월여가 흐른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엔저현상이 반전된 이유는 뭘까.
첫째, ‘앤케리트레이드’ 자금의 청산 흐름이다. 그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은 초저금리인 유로화와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에서 유리한 한국 등에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엔화와 유로화가치가 다시 높아지자 국내에 들어왔던 투자자금이 빠르게 회수되고 있다. 중국발 금융위기 우려 등의 영향으로 신흥시장 통화가치가 급격히 하락했고 그로 인해 앤캐리트레이드와 유로캐리트레이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권에 진입하는 경우도 생겼다.
둘째, 미국의 금리인상이 현실화되고 있어서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다가오면서 달러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일본 엔화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주장이다.
어떤 경우든 일본여행을 계획한 이들에게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일본으로의 여행경비가 불과 두세달 전인 지난 초여름(6~7월)보다 10%가량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 그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환율상황이 아베노믹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으로 회귀한다면 지금보다 엔화가치는 10%가량 더 인상될 수 있다. 따라서 일본에 가려면 지금 당장 가야 한다.
굳이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주식투자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앞으로 펼쳐질 환율시장에 대비해야 한다. 원화약세, 엔화강세 흐름으로 반전됨에 따라 혜택을 볼 기업은 어디일까. 두가지 기준을 추천한다. 첫째, 일본과 치열하게 가격경쟁을 하는 업종과 둘째, 일본 내에서 확고한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는 업종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업종이 첫번째 경우에 해당된다. 원·달러 환율 상승추세에 엔화의 강세가 추가된다면 가격경쟁력이 좋아지고 수익성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두번째에 해당하는 업종은 음식료와 엔터테인먼트 업종이다. 한국산 먹거리제품 등을 만들어 직접 일본에 수출하는 음식료기업이나 엔터테인먼트기업에겐 엔화강세가 도움이 된다. 원조 한류인 일본 팬에 의한 매출비중이 여전히 높은 엔터테인먼트기업에게 엔화강세는 단비와 같기 때문이다. SM과 YG엔터테인먼트 등이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일본관광객을 대상으로 인바운드 여행업에 종사하는 독자가 있다면 사업환경이 좋아질 것 같다는 의견을 전하고 싶다. 일본인의 해외여행객 수는 3년째 감소세였다.
엔화약세로 외국에 나가는 것이 부담스러워서다. 그러나 엔화강세로 전환되면서 일본여행사들의 모객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당연히 한국여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