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본금을 내는데 부담을 느낀 은행들이 새로운 회사 설립 대신 부실채권(NPL) 투자회사인 유암코에 구조조정 전문회사의 역할을 맡기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전국은행연합회는 17일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준비위원회를 개최하고 유암코에 구조조정 전문회사 역할을 맡기자는 의견을 금융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 공청회에서 나온 내용과 다르게 은행권에서는 신규 설립보다는 유암코를 확대개편하자는 건의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또한 17일 유암코의 지분 매각 절차를 계속 진행할지 여부 등도 논의할 계획이다. 유암코가 구조조정전문사의 역할을 맡게 될 경우 지분 매각 중인 유암코의 새 주주가 이를 수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11월 정부가 출범시킬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는 8개 은행이 각 1200억원을 출자하고 캠코가 400억원을 출연해 자본금 1조원 규모로 설립할 계획이었다. 자본금과 별도로 은행권은 대출금 2조원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유암코를 확대해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 은행들은 자본금을 출자하지 않아도 돼 부담이 없어진다. 유암코는 국내 최대 부실채권 매입기관으로 국민ㆍ신한ㆍ하나ㆍ기업ㆍ우리ㆍ농협 등 6개 은행의 출자로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