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파문이 수그러들 줄 모르는 가운데 폭스바겐코리아와 아우디코리아가 뒤늦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과문을 받아든 소비자의 여론은 냉소적이다. 사과 시기와 사과의 대상, 사과문의 내용 모두 꺼림칙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8일 일부 일간지에 토머스 쿨 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고객의 신뢰를 저버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본사 및 한국 정부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리콜 등을 고려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그룹 소속으로 우리나라에서 문제의 차량을 약 2만9000대 판매한 것으로 추산한 아우디코리아 역시 별도의 광고를 통해 사과의 말을 전하고 "독일 본사는 해당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리콜 조치를 시행하기 위한 만반의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모든 정보는 웹사이트나 언론 등 모든 경로로 신속하게 공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먼저 파문이 발생한지 20일 만에 나온 이 사과문의 발표시점이 의혹의 대상이다. 8일 토마스 쿨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의 국정감사 출시를 앞두고 발표됐다는 것이 그 쟁점으로 소비자보다는 국정감사를 의식한 사과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파문이 발생한 후부터 폭스바겐 코리아 측은 “그룹으로부터 전달되는 추가 내용을 투명하게 전달하겠다”며 그룹 측이 밝힌 국내 해당모델을 전달한 것 이외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국감을 앞두고서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의 내용 또한 문제의 소지가 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사과문에서 “이슈와 관련된 차량 또한 주행상 안전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사건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말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배출과 관련한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배출가스를 마시는 불특정 다수의 건강에 타격을 입혔다는 것인데 ‘차량의 주행상 안전’을 언급한 것은 적절치 않다.
뿐만 아니라 리콜 등 모든 조치를 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없고 소비자 피해보상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다.
사과의 대상을 ‘고객 여러분’으로 한정한 것도 지적할 만한 부분이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의 문제는 단순히 폭스바겐 차량의 구매자 뿐 아니라 그 배출가스를 마시는 불특정 다수, 즉 국민이 됐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