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보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진입했다. 저금리 기조로 보험사들의 역마진이 커지는 상황이다. 보험사들의 실적을 봐도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종 전망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KB투자증권은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올 3분기 순이익이 시장전망치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 역시 같은 분석을 내놓으며 손보업계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3분기 실적, 시장전망치 넘을 듯


KB투자증권은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메리츠화재 등 손보 4사의 지난 3분기 합산 순이익을 4266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대비 7.1%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전 분기보다는 19.6%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발표한 시장전망치 4608억원을 7.4% 하회하는 수준이다.

손보 4사의 합산 순이익이 시장전망치에 못 미친 데는 삼성화재의 역할이 크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시장전망치 2269억원을 28.1%나 하회하는 163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안정적인 손해율에도 불구하고 투자영업에서 보유하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910억원의 평가손실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사진=머니위크 DB

반면 현대해상, 동부화재, 메리츠화재는 이익모멘텀이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해상은 일회성 비용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보험영업에서의 손해율 하락으로 시장전망치 711억원을 10.5% 상회한 7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화재는 지난 1월 이후 장기보험 IBNR 적립 및 성과급 지급 문제로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이후 일회성 비용이 소멸하고 위험손해율이 하락하면서 3분기에 시장전망치 1167억원을 8.5% 상회하는 12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도 3분기 순이익이 565억원으로 보험업종 내 가장 양호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전망치 462억원보다 18.2% 올라선 수치다. 메리츠화재는 보험영업 수익성 개선보다는 투자영업에서의 호조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동부화재. /사진=머니위크 DB

◆수익성 개선 내년까지 이어진다
주목할 부분은 손보사의 장기 위험손해율 및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가능성이 커진 점이다. 보험업종의 손해율 하락의 주된 원인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보험료 인상 및 규제완화 때문이다. 지난해 3월부터 업무용과 영업용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보험료 인상, 지난 1월 실손보험료 인상, 예정이율 인하와 최근 발표된 위험률 규제완화 및 표준이율 단계적 폐지 계획 등 보험사의 수익성 개선과 요율 자율화 관련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 2012년 이후부터 올 초까지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2012년 4월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및 사고율 상승이 주된 원인이다. 이에 손보업계는 지난해 업무·영업용 자동차보험료 인상, 불량물건 정리 등을 통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노력을 지속해왔다.


따라서 KB투자증권은 주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역시 하향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8월까지 손보 4사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증가율이 전년 동기대비 10%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상회했으며 자동차보험 사고율도 연초 이후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손보사의 장기 위험손해율도 올 초까지 상승추세를 이어가면서 수익성 악화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하지만 연초 실시된 실손보험료 인상, 갱신주기 도래, 자기부담금 상향 등 수익성 개선노력이 이어지면서 손해보험사의 장기 위험손해율은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하향안정추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저금리 역마진도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보험영업 수익성 개선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고 배당수익률이 추가적인 주가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손보사들의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해상. /사진=머니위크 DB

◆저금리 대비 배당수익률 매력 부각
지난 2010년 이후 지속된 금리하락과 저금리 상황은 보험사의 수익성 및 성장성에 부정적이다. 그러나 이익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높은 배당수익률의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올해 주요 보험사의 시가배당수익률은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를 제외하고 2% 중반을 상회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는 3% 내외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이익증가와 높은 배당성향이 지속돼 2위권 손보사의 배당수익률이 3%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자들도 서서히 손보업종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최근 손보사들은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9월15일 2만9200원이었던 현대해상 주식은 지난 15일 3만2400원에 거래됐다. 한달 동안 9.9% 올랐다. 동부화재는 지난 9월15일 5만8700원에 거래됐지만 한달 후에는 8.1% 오른 6만39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화재도 지난 9월15일 27만9000원에서 이날 29만9000원으로 6.7% 뛰었다. 메리츠화재 역시 한달 전 1만5600원이었던 주가가 지난 15일 1만6000원으로 2.6% 상승했다.

이에 KB투자증권은 삼성화재·동부화재·현대해상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각각 4만원, 7만5000원, 32만원으로 설정했다. 메리츠화재에 대한 투자의견은 ‘보유’, 목표주가는 1만7000원이다.

키움증권 역시 삼성·동부·현대해상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내놨고 메리츠화재는 ‘시장수익률’을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삼성화재 36만원, 동부화재 7만5000원, 현대해상 3만6000원, 메리츠화재 1만6150원이다.

김태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감익의 주요인이 일회성에 기인하고 주요 손해율지표가 개선되는 점에서 실적호조가 기대된다”며 “4분기 이익모멘텀이 강하고 배당모멘텀의 경우 올해까지 2~3%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KB투자증권은 업종 내 최선호 종목으로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를, 키움증권은 삼성화재와 동부화재를 꼽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