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원 규모의 기금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의 수장이 벼랑 끝에 몰렸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보건복지부와의 갈등으로 현직에서 물러나야 할 지경이다.

복지부는 최 이사장에게 공문을 보내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연임 불가’ 결정을 철회하라고 통보했다. 복지부는 홍 본부장의 연임을 원하고 있다. 또 인사 관련 잡음이 발생한 데 대해 조직의 안정과 정상화를 위해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사실상 최 이사장에게 ‘자진사퇴’를 권고한 것이다.

이번 갈등의 근본 원인은 기금운용본부 독립을 둘러싼 극단적 입장 차이다. 복지부와 홍 본부장은 현 운용본부의 분리 독립을 주장한 반면 최 이사장은 현 상태 유지를 강조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최 이사장은 내달 3일로 예정된 홍 본부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1년 연임을 거부했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사진=뉴스1DB

연금공단 측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라 기금이사의 임명과 해임에 대한 권한(임면권)은 기관장에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복지부는 국민연금법과 공운법에 따라 기금이사에 대한 임면권을 행사하려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연금공단이 이 절차를 위반했다고 반박했다.
상황은 최 이사장에게 여러모로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최 이사장이 홍 본부장에 대한 연임 불가 통보를 철회하면 리더십에 타격을 입게 된다. 반대로 자진사퇴 요구를 거부하면 복지부가 최 이사장의 ‘해임’을 청와대에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이사장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셈이다. 자진사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최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