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강제 합병설이 불거져 나왔다. 당초 정부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번 합병설은 금융위원회·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그리고 한진해운 등 관계자들조차 어디의 누가 추진하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다.
지난 8일 한 언론은 정부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 또는 매각 방안을 구조조정 차관회의에서 논의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국토교통부는 지난주 구조조정 실무회의에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구조조정 방안을 2차 차관회의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구조조정 차관회의는 금융위원장이 주재하는 각 부처 차관급 각료회의로 사실상의 ‘구조조정 컨트롤타워’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9일 금융위원회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합병설과 관련해 정부가 합병을 권유하거나 강제합병을 추진한 사실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금융위는 해명자료를 통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 자발적 합병을 권유하거나 강제합병을 추진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역시 이날 정부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강제 합병 추진설에 대해 부인하며 현대상선의 자구 계획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두 선사의 합병을 원하는 것은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 해양수산부는 오히려 양대 선사의 존립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합병의 당사자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역시 이번 합병설로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양사는 이미 지난달 정부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정부로부터 한진해운·현대상선 합병에 대한 검토를 요청받았으나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정부’의 누가 요청했는지 모르고 있다.
한편 한진해운은 국내 해운업계 1위 업체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적자행진을 지속하다가 올 상반기에 흑자로 반전했다. 업계 2위인 현대상선은 2011년 3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해왔다.
적자 규모 역시 2000억~5000억원 대로, 부채규모만 6조원 대에 이른다. 정부가 해운업계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 논의를 시작한 건 그래서다. 논의에 앞서 양사 측에 자발적인 합병을 권유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