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카드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오는 1월 말부터 영세중소가맹점의 신용카드수수료율이 0.7%포인트, 체크카드는 0.5%포인트씩 낮아진다. 이는 연간 6700억원의 카드업계 수익감소로 이어질 전망이어서 각 카드사는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국 카드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민간 소비지출 대비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2012년 63.8%에서 지난해 2분기 62.0%로 4년째 정체됐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페이, 모바일페이 등 간편결제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며 위기감이 더해지고 있다.
이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카드사가 늘고 있다. 해외시장 중에서도 인도네시아가 불모지로 꼽힌다. 최근 인도네시아정부도 금융선진화를 위해 해외 금융시스템 도입에 적극적이어서 국내 카드사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 규모가 크고 리스크가 따르는 해외진출이지만 국내 카드사 중 BC카드와 신한카드가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9월23일 BC카드는 인도네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만디리은행과 합작사 조인트벤처(Joint Venture)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BC카드의 주력사업인 지불·결제 프로세싱기술을 해외에 수출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BC카드는 정체된 국내 카드시장에 대처함과 동시에 수익모델 다변화의 초석을 다지게 됐다.
|
BC카드는 지난 2011년 5월 만디리은행 매입사업 컨설팅을 수행하면서 만디리은행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만디리은행의 매입프로세싱전문회사 선정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히며 본격적인 프로세싱 수출을 진행했다. 만디리은행은 1998년 4개의 국책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인도네시아 최대 국책은행이다. 자산규모는 74조원에 달하며 인도네시아정부가 지분 60%를 보유 중이다.
인도네시아 카드결제시장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인도네시아은행과 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인도네시아 직불·신용카드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21%와 1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카드결제액은 2014년 36조원 수준에서 오는 2017년에는 64조원, 2020년에는 107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2억5000만명)의 70%가 경제활동인구이며 노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이 10% 미만으로 젊은 국가다. 2014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가계지출 대비 카드사용률은 7.3% 수준으로 앞으로 급성장할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분석됐다.
BC카드는 합작사를 통해 인도네시아 신용카드 매입업무는 물론 가맹점 확대, 단말기 공급, 마케팅 플랫폼 제공 등 신용카드 프로세싱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승인·매입·정산·청구단계로 이어지는 프로세싱 외에 단말기인프라 구축과 가맹점 확대 등 카드결제 시 갖춰야 할 시스템 구축을 계획 중이다.
인도네시아의 카드사용률이 7.3%에 머무르는 이유는 카드결제 시 필요한 인프라 구축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밴(VAN)사가 없어 카드사와 가맹점이 직접 제휴계약을 맺는다. 따라서 한 가맹점이 5개 카드사와 제휴를 맺었다면 그 가맹점의 카운터에는 5개의 카드단말기가 놓여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선진 IT기술을 이용한 빠른 카드승인시스템, 카드상품 개발, 단말기 보급 및 인프라 구축 등 BC카드가 준비하는 사업이 단시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BC카드에는 중장기 성장동력이 될 것이고 인도네시아에는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한카드도 인도네시아에 둥지를 틀었다. 카드결제시스템 구축에 나선 BC카드와는 달리 신한카드는 자동차 할부 및 리스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2월 인도모빌과 함께 ‘신한인도파이낸스’를 설립했다. 인도모빌은 재계 서열 2위인 살림그룹의 자동차 판매 계열사다. 신한카드는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 시장분석 및 파트너십 체결 검토 등을 진행했고 그 결과 합작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며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인도모빌과 제휴하기에 이르렀다.
국내와는 달리 오토바이·자동차 등의 할부인프라가 견고하지 않은 인도네시아에서 할부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올 하반기에는 국내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인도네시아의 카드상품 트렌드를 연구해 신용카드업을 시작하고 지난해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2곳을 인수한 신한은행과 협력해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제고할 방침이다.
신한카드는 앞으로 5년간 파이낸스사업분야에서 연평균 성장률 1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이번 사업의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진출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해외진출과 관련해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단순히 외국계회사가 인도네시아 금융산업에 진출한 것이 아닌 양사가 보유한 노하우와 성공경험을 토대로 고객서비스를 높이고 사회가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