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머니위크 DB
명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을 앞두고 증권업계의 고민이 깊다. 금융당국의 ‘투자일임업’ 범위 확대로 은행권과 정면충돌하기 때문이다. 은행권을 제압할 만한 차별화 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은 게 증권업계의 가장 큰 걱정이다.

◆투자일임업 범위 확대로 ‘비상’
ISA는 연간 2000만원 한도로 예금이나 적금, 펀드,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파생상품 등을 골라 담을 수 있는 계좌다. 5년 뒤 상품 손익을 모두 따져 순이익 200만원까지 세금을 면제해주는 혜택이 있다. 또한 투자일임업 시장의 규모는 560조원에 달한다. ISA의 경우만 봐도 5년 후 15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ISA는 계좌 하나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고 정부가 세제혜택을 부여하기로 하면서 새 수익모델 찾기에 여념이 없는 금융권에 화두로 떠올랐다. 결국 투자일임업을 영위할 수 없었던 은행권에 다음달 14일부터 허가가 떨어진다. 앞서 증권업계는 저금리 지속에 따른 수익성 악화 해소 과제를 짊어진 은행권의 요구를 강력히 반대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손을 들어주면서 증권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이에 증권업계가 은행권에 밥그릇을 뺏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쏟아진다. 실제로 양 업계에서는 자금력과 마케팅 능력이 증권사보다 우위에 있는 은행권이 ISA 고객을 대거 유치할 것으로 판단한다. 전국 증권사 지점은 1200여개인데 반해 은행지점은 7300여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증권업계 입장에서는 앞으로의 대책을 서둘러 세워야 하는 입장이다.

◆고객 모시기에 사활 건 증권가

ISA 도입이 결정되자 증권사들은 고객 선점에 사활을 걸었다. 키움증권은 ISA 계좌 예약을 한 투자자 중 선착순 2000명을 대상으로 가입금액의 1%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예컨대 투자자가 키움증권 ISA 계좌에 300만원을 넣으면 3만원을 돌려주는 혜택이다. 이벤트는 최대 300만원까지 적용된다.


삼성증권은 홈페이지와 ISA 상담 전용전화를 통해 ISA 관련 상담을 한 투자자 선착순 1000명을 대상으로 음료 기프티콘을 지급한다. 현대증권은 오는 6월까지 ISA 상담 예약을 한 투자자에게 커피 기프티콘을 증정한다. ISA에 가입하는 투자자에겐 최대 5만원까지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할 계획이다.

하이투자증권도 ISA나 해외주식펀드 가입을 사전예약한 투자자 1500명에게 5000원 상당의 사은품을 제공한다. 계좌까지 개설한 투자자 1000명에게는 5000원의 상품권을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급기야 증권사들은 30∼55세 직장인을 메인 타깃으로 잡은 홍보영상을 공동 제작해 배포하는 등 고객 유치를 위해 힘을 합쳤다. 금투협은 21개 증권사와 함께 18억원을 들여 만든 ISA 홍보영상을 방송과 온라인, 모바일 등에 광고를 배포 중이다.


금투협은 “ISA라는 생소한 단어가 대중들에 친근하게 불릴 수 있도록 ‘이사’로 부르기로 했다”며 “이사(ISA)는 일임형 전문기관인 증권사와 하라는 내용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ISA 시장을 놓고 경쟁하게 된 은행권을 견제하기 위해 영상물의 제목도 ‘증권사와 이사하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