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피해 보상방법인 남북경제협력사업보험(이하 경협보험)조차 보상액이 턱없이 부족해 입주기업을 두번 울리고 있다.
◆영업손실 피해보상 기능 없어
남북협력기금법에 따르면 경협보험은 교역 및 경제분야 협력사업 추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영 외적인 사유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보상하는 공적보험이다. 북한 내 투자 자산의 몰수 또는 그 권리에 대한 침해를 보상한다. 통일부로부터 남북협력기금 운용을 수탁받은 수출입은행이 경협보험을 담당한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우리기업 124개 중 경협보험에 가입한 기업은 76개로 파악됐다. 개성공단이 문을 닫게 되면 76개 기업은 경협보험을 통해 피해를 보전받는다. 피해가 인정될 경우 최대 70억원 한도로 피해금액의 90%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개성공단 운영 전면중단에 따라 76개 기업이 수령할 보험금은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이 정도 대책만으론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사실상 경협보험은 초기 투자자산만을 보상할 뿐 영업손실은 보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에 투자한 지분투자 원금, 대부채권 원금, 권리취득 대금 등의 회수불능 또는 회수지연에 따른 손실을 보장하는 투자보험에 국한된다.
즉, 개성공단에서 완전히 철수할 경우에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이때 기업의 공단 내 투자금에 대한 권리는 남북협력기금으로 이전된다. 다시 개성공단 공장을 돌리면 보험금을 그대로 돌려줘야 한다. 그래야 투자금 권리를 되찾을 수 있다. 그동안 입은 피해금액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 2013년 개성공단 중단 사태가 대표적 사례다. 당시 59개 기업이 1761억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166일 만에 개성공단이 재개되자 대부분의 기업은 보험금을 반납하고 개성공단에서 생산을 재개했다. 보험금을 대출금 반환과 긴급자금 용도로 사용해 반납하지 못한 기업들은 분할납부 약정을 맺고 경협보험을 다시 가입할 수 없었다.
보험금 지급까지 걸리는 시간도 불만사항으로 꼽힌다. 사업 정지상황이 1개월 이상 지속될 때 기업들의 신청에 의해 경협보험금 지급심사가 시작된다. 그런데 조사가 최소 3개월 이상 지속되기 때문에 입주기업들이 보험금을 받으려면 적어도 4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 모색해야"
무엇보다 입주기업들이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두고 온 자재와 완제품, 바이어로부터의 손해배상, 중단기간 동안의 근로자 임금 등 가동중단기간 동안의 영업손실 보장이다.
이에 따라 경협보험에 영업손실 보상 내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신속한 보험금 지급, 추가적인 손실지원 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어느 고객사가 납품 지연과 국내 인건비 상승분이 반영된 제품단가에 맞춰 우리 제품을 사주겠느냐”고 토로했다.
정부가 남북 경협보험금 지급기간을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고, 인력과 대체부지 지원 방안을 내놨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