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3일 베이징시 국토국은 시 남쪽 외곽 다씽구 소재 토지 2개 필지를 경매에 부쳤다. 일명 ‘황춘젼’으로 불리는 황춘씨다지에역 인근 1개 필지와 여기서 더 남쪽으로 내려가야 하는 생물의약기지 인근 1개 필지를 경쟁 입찰로 매각한 것이다. 서울로 치면 안양이나 광명 정도의 땅인데 베이징시가 워낙 넓기 때문에 시 관할구역이다.
황춘젼 일대 12만㎡ 토지의 경매 시작가는 26억위안이었다. 하지만 어차피 시작가는 큰 의미가 없었다. 이 땅은 베이징 지하철 4호선으로 도심과 연결되는데다 베이징시에서 얼마 남지 않은 주거용 토지여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일찌감치 눈독을 들였다. 이날 입찰에 내로라하는 부동산 그룹인 녹지그룹은 물론 쉬후이그룹, 롱촹그룹 등 9개 부동산 개발업체가 달려든 것도 이런 이유다. 연이은 경매에서 6개 기업이 탈락하고 최종적으로 녹지그룹과 거저우바그룹 등 3개 기업이 결선을 치렀다. 최종 낙찰자는 녹지그룹으로 39억위안에 낙찰받았다.
땅 면적을 감안하면 1㎡당 3만2500위안(605만원)꼴이다. 1만5000㎡에 실수요자를 위한 소형주택을 지어야 한다는 꼬리표까지 다는 조건이었다. 이날 함께 낙찰된 생물의약기지 인근 땅도 입찰 열기가 달아오르며 시가보다 배나 비싼 13억위안에 낙찰됐다.
이미 이 일대 기존 아파트 매매가는 1㎡당 2만5000위안으로 한국 식 3.3㎡로 환산하면 1530만원에 달한다. 105㎡(32평형) 가격이 4억9000만원 정도인 셈이다. 지난해 베이징 근로자 평균 연봉이 198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시 외곽 아파트값 치고는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이다.
◆중국 1선도시 집값, 공급자 절대우위
상하이도 아파트값이 비싼 것으로 치면 베이징 뺨친다. 특히 춘절 연휴가 끝난 직후부터 상하이 부동산시장은 크게 들썩거리고 있다. 상하이 내환(시중심)의 입주 16년차 아파트는 춘절 전에 집값이 430만위안이었지만 춘절 연휴가 끝난 뒤 단 3일새 70만위안이나 가격이 급등했다. 구매자들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490만위안까지 값이 치솟자 집주인이 아예 500만위안으로 올려버린 것이다. 상하이 홍커우공원 인근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는 분양가만 1000만위안(18억2000만원)이 넘지만 352가구가 하룻만에 모두 팔렸다. 선전이나 텐진 등 다른 1선 도시들도 춘절 이후 집값이 심상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선전시 정부는 이미 춘절 이후 집값이 크게 오르자 선전시 호적이 없는 주민들의 주택 구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하려 한다.
그러나 집값은 철저히 수급에 따라 움직인다. 무엇보다 1선 도시에 아파트를 지을 땅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실제 베이징시의 올해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4400여가구 정도로 2014년 6000가구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당연히 공급이 급감한 상태에서 수요자들의 웃돈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토지 입찰부터 과열 조짐이 뚜렷하다. 이미 지난해 말에도 따싱구 일대 토지 낙찰가격은 1㎡당 3만6000위안을 훌쩍 넘었다. 상하이나 선전도 집 지을 땅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1선 도시는 2~3년 후면 토지 입찰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따라서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주택시장은 철저히 공급자 중심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베이징의 경우 향후 추가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은 따싱구 일부 지역과 베이징 북서쪽 외곽의 창핑구, 북동쪽 외곽의 순이구 정도로 그나마 6환 도로 밖”이라고 밝혔다. 한결같이 베이징 도심에서 차량으로 1시간 이상 걸리는데다 대중교통도 크게 불편한 곳이다. 그러나 이런 땅이 경매로 나와도 가격은 1㎡당 3만위안을 훨씬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투자심리 부추긴 미분양 해소 정책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시장에서는 ‘지금 집을 사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열린 최고위 당정회의인 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 주택 재고물량 해소를 핵심 정책으로 결정했다. 당시 회의는 올해 경제성장률(GDP) 목표치를 6.5% 안팎으로 정했는데 이를 달성하려면 GDP에서 15%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주택 재고 면적은 7억1800만㎡로 2014년 분양 면적의 55.8%에 달한다. 아직 완공되지 않았거나 개발 예정인 주택까지 포함하면 주택 재고 면적은 50억㎡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3선 도시의 미분양 비율(미분양 주택 총액/분양가 총액)은 25%를 넘는다.
중국 재무부가 지난 1월22일부터 중소형 주택 취득세를 집값의 3%에서 1%로 내려준 것이나 2년 이상 보유한 뒤 되파는 주택은 영업세를 면제한 것도 재고 해소 목적이다. 이에 앞서 인민은행이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의 대출 허용 비율을 종전 75%에서 80%로 늘려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2~3선 도시만 적용되는 이들 정책은 정작 재고 해소보다는 투자심리를 부추기며 1선 도시 집값만 들쑤셔 놓고 있다.
◆가계부채 눈덩이… 일본 닮아가나
특히 중국의 가계 부채 중 75%에 달하는 부동산 담보대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중국 국민경제연구소 왕샤오루 부소장은 “지난해 GDP 실질성장률은 6.4%였지만 총 통화량(M2) 증가율은 13.3% 로 레버리지 비율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 시중은행 대출금액은 2조5000억위안으로 전년 같은달보다 1조위안이나 늘어난 것도 위태로워 보인다.
중국 부채가 GDP에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82%에서 지난해 상반기 244%로 급등했다. 이미 2008년 금융위기를 맞았던 유럽연합(EU·228.2%)이나 미국(230.9%)의 부채 비율을 웃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일본의 1990년대 초반 부동산 거품 붕괴를 답습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일본은 1985년 플라자합의에서 엔화 가치를 크게 올리며 일본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잃었
< 중국 부동산 관련 정책 주요 일지 >
2011년 1월26일 = 두번째 주택 구입 시 계약금(자기 자금) 60%(종전 30%) 이상으로 상향 조정.
2013년 2월20일 = 두번째 주택 구입 시 계약금 인상, 1~2선 도시주택자금대출 이자율 1.2배 인상, 일부 도시 계약금 70%로 상향 조정.
2014년 9월30일 = 최초 주택대출금을 모두 상환한 가정에 한해 두번째 주택 구입 시 최초 주택으로 간주해 대출 허용.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산야를 제외한 모든 도시에서 3주택까지 구입 허용.
2015년 3월30일 = 최초 주택대출금을 상환 완료한 가정은 두번째 주택 구입 시 계약금 30%로 하향 조정. 최초 주택 대출금 미상환 가정은 두번째 주택 구입 시 계약금 40%로 하향 조정.
2015년 9월30일 = 주택구입 제한 도시를 뺀 지역에서 최초 주택 구입 시 계약금을 25%(대출금 비율 75%)로 하향 조정.
2016년 2월2일 = 주택구입 제한 도시를 뺀 지역에서 최초 주택 구입 시 계약금을 20%(대출금 비율 80%)로 하향 조정.
2016년 2월19일 = 주택취득세 감면, 면적별로 집값의 3%에서 1~1.5%로 인하. 2년 이상 보유시 영업세 면제.
2011년 1월26일 = 두번째 주택 구입 시 계약금(자기 자금) 60%(종전 30%) 이상으로 상향 조정.
2013년 2월20일 = 두번째 주택 구입 시 계약금 인상, 1~2선 도시주택자금대출 이자율 1.2배 인상, 일부 도시 계약금 70%로 상향 조정.
2014년 9월30일 = 최초 주택대출금을 모두 상환한 가정에 한해 두번째 주택 구입 시 최초 주택으로 간주해 대출 허용.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산야를 제외한 모든 도시에서 3주택까지 구입 허용.
2015년 3월30일 = 최초 주택대출금을 상환 완료한 가정은 두번째 주택 구입 시 계약금 30%로 하향 조정. 최초 주택 대출금 미상환 가정은 두번째 주택 구입 시 계약금 40%로 하향 조정.
2015년 9월30일 = 주택구입 제한 도시를 뺀 지역에서 최초 주택 구입 시 계약금을 25%(대출금 비율 75%)로 하향 조정.
2016년 2월2일 = 주택구입 제한 도시를 뺀 지역에서 최초 주택 구입 시 계약금을 20%(대출금 비율 80%)로 하향 조정.
2016년 2월19일 = 주택취득세 감면, 면적별로 집값의 3%에서 1~1.5%로 인하. 2년 이상 보유시 영업세 면제.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