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으로 재테크환경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증권형(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이 주목받는다. 성장성이 기대되는 스타트업에 소액투자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투자자가 자금조달이 어려운 신생 중소·벤처기업에 투자금을 지원하고 기업이 성장하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투자금에 대한 소득공제는 덤이다. 스타트업기업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이 용이하고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재테크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 크라우드펀딩 투자요령을 알아봤다.


◆크라우드펀딩?… 내 손으로 벤처기업 키운다

크라우드펀딩은 창의적 아이디어나 사업계획을 가진 신생·창업기업 등이 중개업자의 온라인펀딩포털에서 ‘집단지성’(The wisdom of Crowds)을 활용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크라우드펀딩에는 ▲아무런 대가 없이 돈을 주는 ‘기부형’ ▲신제품 출시 시 가장 먼저 사용하는 등 금전적인 것 외의 방식으로 후원하는 ‘보상형’ ▲개인 간 대출거래(P2P)처럼 일정금리와 원금 회수를 보장받는 ‘대출형’ ▲투자와 동시에 해당기업의 지분을 얻는 ‘증권형’ 등 4종류가 있다.

이 가운데 시행된 지 한달여가 지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눈길을 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지난 1월25일 시행 첫날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날 친환경 해양바이오 연구개발(R&D)전문기업인 ‘마린테크노’는 목표금액 7000만원을 달성하며 1호 펀딩 성공기업이 됐다.


이후 지인들을 연결해 구직·구인의 신뢰도를 높이자는 취지로 개발된 ‘쉐어잡’도 1억원의 투자목표치를 채웠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현재 투자자의 관심과 시장규모를 빠르게 키우는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한달여 동안 펀딩에 나선 32개 기업 중 10개 기업 정도가 모집목표액의 80%를 넘긴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시장에서는 모금목표액의 80%를 넘길 경우 성공으로 보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박주영 금융위원회 투자금융연금팀장은 “크라우드펀딩 기간이 한달 남짓 지난 시점에서 10개가 성공한 결과로 따지면 초반 정착이 제대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융권 대출이나 제도권 투자를 받기 어려웠던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들에 자금조달 기회를 제공하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새로운 재테크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실제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는 지난달 말까지 1032명의 투자자가 총 16억40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서치회사 매솔루션(Massolution)에 따르면 2014년 전세계 크라우드펀딩은 162억달러(약 20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167% 성장했다. 우리나라는 이제 막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앞으로 시장을 변화시키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평가되면서 기대를 모은다.


크라우드펀딩 인프라 오픈 기념식.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투자하는 요령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자금모집방식은 주식이나 채권 등 증권 발행으로 이뤄진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려면 우선 크라우드넷을 통해 공신력 있는 중개업체를 확인해야 한다. 크라우드넷은 중앙기록관리와 증권발행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홈페이지다. 이곳에서 현재 진행 중인 크라우드펀딩과 자금모집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크라우드넷에 접속하면 금융위가 인가한 중개업체 홈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현재 오픈트레이드·와디즈·인크·유캔스타트·신화웰스펀딩 등 5개 중개업체 사이트가 올라온 상태다. 이 사이트에서 기업정보를 열람하고 투자하려는 기업을 고른 뒤 투자신청하면 된다.

만약 기업이 목표하는 금액의 80%가 넘는 자금이 모이면 투자가 완료되고 금액에 미달하면 청약금은 환불된다. 또 기업이 수익을 내면 배당을 받고 주식 자체의 가격이 오르면 주식을 팔아 차익을 남겨 수익을 낼 수 있다.

다만 스타트업의 경우 사업실패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원금손실 위험도 있다. 금융위는 이 같은 손실을 막기 위해 일반투자자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 대해 투자금에 제한을 뒀다. 일반투자자는 개별기업에 200만원, 연간 총 5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으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1개 기업에 연 1000만원, 1년에 총 2000만원이 한도다.

앞으로는 크라우드펀딩 전용 주식시장도 개설된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취득한 주식은 원칙적으로 1년간 거래가 제한된다. 다만 매수자가 ‘전문투자자’일 경우 거래가 가능하다. 금융위는 이 크라우드펀딩 전용 주식시장을 이용해 투자자금 회수를 돕는다. 펀딩에 성공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사다리펀드 등 매칭펀드를 조성해 지원한다.

또 이르면 오는 5월부터 모바일로도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할 수 있다. 지금은 모바일을 통해 회원가입, 기업조회만 가능하고 청약은 PC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금융위가 오는 5월 초까지 모바일서비스에 청약증거금 이체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모바일로도 기업에 투자가 가능해지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리스크 크지만 ‘대박’ 기회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기업이 발행한 증권을 중개업체에서 구매한 뒤 지분과 이익을 배당받는다. 1년의 전매제한기간이 지나면 증권매매차익도 올릴 수 있다. 특히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초기 단계에서 창업기업의 주식을 소유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리스크가 있지만 자금회수에 성공하면 소위 ‘대박’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시황정보팀장은 “투자자금 회수는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지분거래 등 세가지 방법이 있다”며 “IPO나 M&A가 이뤄질 경우 투자자는 큰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스타트업이 3년 이상 생존할 확률이 40% 수준에 불과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감사보고서 수준의 재무제표가 존재하지 않고 발행인의 공시부담 완화를 위해 증권신고서 제출이 면제돼 투자자 스스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투자전문가들은 증권사나 은행의 자기자본투자(PI)가 있거나 자금지원 등으로 관계된 회사를 고르는 것을 최선으로 여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시황정보팀장은 “제도권 금융회사들의 크레디트 분석, 리서치, 리스크 관리 등 업무경험을 활용하는 방법”이라며 “이미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업체에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들의 지분투자 사례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전문투자자가 참여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도 노하우”라며 “스타트업 투자경험이 풍부하고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일반투자자가 투자판단에 참고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