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수협중앙회 본점


수협중앙회가 추진 중인 신용사업(은행)과 경제사업(수산물 판매) 분리 작업이 국회에 발목을 잡혀 난항을 겪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당초 오는 10월 수협은행을 분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내용을 담은 '수산업협동조합법(수협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심의조차 되지 못해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수협법 개정안은 1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다.

12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신경분리 내용을 담은 수협법 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해 4월 임시국회로 넘어갔다. 수협법 개정안은 여야가 세월호특별법 처리와 운용을 놓고 대치하면서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4월 임시국회는 4·13 총선 직후 열린다.
만약 이번에도 통과되지 못하면 해당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19대 국회의원들의 임기는 5월31일이지만 통상 임시국회는 짝수달에 소집돼 왔다. 19대 국회의원 마지막 임시국회인 셈이다. 물론 20대 국회에서 새롭게 상임위원회를 구성, 다시 개정안을 발의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수협 신경분리 통과까지 최소 1~2년 이상이 소요된다.

답답한 곳은 수협은행이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전년에 비해 27.5% 늘어난 7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총자산은 24조3112억원(2015년 말 기준)으로 전년보다 6.7% 성장했다. 올해는 27조2000억원까지 자산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사실상 수협중앙회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자 사업구조 개편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원태 수협은행장은 "정부예산 및 세제지원과 관련된 조세특례제한법 등 법령의 개정, 예금보험공사의 업무협약(MOU) 개정 등 제반준비사항은 모두 완료됐다"며 "단지 수협법 개정만 지연돼 차질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수협은행이 이처럼 곤혹스러워하는 이유는 국제결제은행(BIS)의 바젤Ⅲ 적용시점이 오는 12월1일이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은 그 이전까지 사업구조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만약 수협중앙회와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바젤Ⅲ를 적용받으면 정상적인 은행영업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수협은행이 부실금융기관 지정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여당 관계자는 "수협법 개정안은 여야의 이견이 없어 간사가 협의해 처리할 수도 있다"며 "만약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바젤Ⅲ 적용을 유예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