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공지능 기술이 은행권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은행들이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속속 출시하며 자산관리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은행들은 PB(프라이빗뱅커)의 역할인 자산관리서비스에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PB들의 자산관리 노하우와 로봇이 분석한 정보를 접목시켜 전문성 높은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자의 성향을 진단한 후 투자목적을 분석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일 은행권 최초로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사이버(Cyber)PB’를 출시했고 최근 우리은행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베타버전으로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핀테크업체인 ‘데이터앤애널리틱스(DNA)’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앞으로 우리나라 은행들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넘어 콜센터, 기업영업지원, 유산·상속업무 등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스스로 학습·추론까지 해내는 인공지능이 금융전문지식은 물론 고객의 감정·심리까지 읽는 날이 멀지않을 전망이다.

◆상담원 답변 데이터 입력된 콜센터 로봇 ‘왓슨’

이미 일본 은행들은 콜센터와 영업점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은행 콜센터에 인공지능 로봇을 앉힌 미즈호은행의 사례다. 미즈호은행은 2014년 11월부터 IBM의 인공지능형 컴퓨터 왓슨(Watson)을 4개 좌석에 시범 도입했고 2015년 100개 좌석에 추가 설치했다.


왓슨은 고객 문의전화와 답변 데이터를 학습시켜 상담원에게 업무의 처리 프로세스와 고객에게 추가 질문해야 할 사항을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해준다. 고객문의에 대한 과거 답변사례도 찾아 정확하고 빠른 업무처리를 가능케 한다.

앞으로 왓슨은 고객 목소리를 주사수로 구분해 만족도, 기쁨, 슬픔 등 20가지 이상의 감정을 자동적으로 측정하는 음성·감정 인식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만약 왓슨이 인간의 음성·감정 인식기술까지 익힌다면 인간 상담원에 가까운 수준의 고객응대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거래기업 리스크 분석하는 ‘KIBIT’

일본의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높은 숙련도와 판단능력이 요구되는 기업금융전문가(RM)업무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했다. 은행에 거래하는 기업의 리스크와 새로운 영업기회를 포착하는데 로봇이 활용되는 것이다. 일본 UBIC사가 개발한 ‘KIBIT’은 전문가들이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 기업분석의 중요도를 판단하는 텍스트 데이터가 입력됐다. 관련성이 높은 업무순서로 점수를 매기고 사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원하는 정보를 추출해낸다.

지난해 말 미쓰비시토쿄은행에 투입된 KIBIT은 각 거래기업의 리스크 및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를 사전에 포착해 기업금융전문가에게 경고하거나 보고서 형태로 보고한다. 기업금융전문가는 영업기회를 획득하기도 하고 기업의 부실대출로 인한 손실방지 효과를 얻고 있다.

◆어려운 상속용어 알리미 ‘상속절차 내비게이션’

일본 도호은행은 2014년 11월부터 은행상담에서 가장 까다로운 영역인 유언과 상속절차에 인공지능시스템을 도입했다.

상속절차와 용어에 대해 고객이 애매한 질문과 답변을 하면 ‘상속절차 내비게이션’이라 불리는 인공지능시스템이 스스로 고객의 의도를 파악해 적절히 응대해준다. 이는 도시바사가 사람의 음성인식 및 지적 대화시스템을 도호은행의 상담 노하우에 접목해 개발한 것으로 키보드가 없는 스마트폰 및 태블릿 단말기 사용자들까지 고려해 음성·텍스트 상담을 모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애초 상속절차 내비게이션은 일본의 대지진 및 원전사고 이후 타지역으로 피난을 갔던 지역민들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도입됐으나 최근에는 은행에 유산·상속을 상담하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이 늘면서 월 2000건의 상담실적을 올리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상속업무는 상속인의 수와 관계, 유언장의 유무 등 기본정보만 파악하는데 오랜시간이 걸린다”며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면 고객들이 사전에 구비해야 할 준비서류도 줄고 상담원들이 소요하는 시간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