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조·유통업체 중 최초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및 구체적인 피해자 보상 계획을 발표한 직후 가습기 살균제피해가족모임 강찬호 공동대표와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가 이른바 '가습기 사망사건' 5년 만에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보상 계획을 밝혔지만 피해자 가족과 유족들은 "진정성 없는 면피용 사과"라며 반박했다.
김 대표는 18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종결되기 전까지 ▲피해 보상 전담 조직 설치 ▲피해 보상 대상자 및 기준 검토 ▲피해 보상 재원 마련 등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회견장을 방문한 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 대표 등 4명은 김 대표의 회견이 끝난 직후 간략하게 입장을 밝혔다.


강 대표는 이자리에서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정부가 2011년 가습기 살균제를 사망 원인이라고 지목했을 때 사과를 했어야 했다"며 "이제 검찰이 소환하겠다고 하니까 오늘 이 자리에서 기자들 앞에서 브리핑을 한 것인데 정작 피해자들은 오늘 사과가 이뤄지는 지도 모르고 있었다. 이게 과연 진정성 있는 사과인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부인과 아이를 잃은 안성우씨도 "롯데가 진심으로 사과를 원했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피해자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피해자들이 회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을 것"이라며 "이렇게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마련한 것은 면피성 사과밖에 되지 않는다. 롯데마트는 정말 피해자들을 위한 피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 초기부터 피해자 대책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검찰 수사를 하루 앞두고 벌인 이 사과는 피해자랑 국민을 상대로 한 사과가 아닌 검찰에 잘 봐달라는 사과를 한 것"이라며 "롯데마트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피해에 대해서만 어떻게 해보겠다는 것은 진정성이 의심되는 만큼 롯데마트 스스로 피해신고센터를 세워 피해자를 직접 찾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2005년부터 구아니딘 계열 화학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을 원료로 PB 가습제 살균제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하다 중단했다. 이 원료는 2011년 원인 미상의 폐 질환으로 임산부와 영·유아 등을 포함한 수백명이 잇따라 사망한 뒤 진행된 조사에서 집단 폐 손상의 원인으로 지목된 물질이다. 이 제품 사용으로 인한 피해자는 130명, 사망자는 32명으로 추정된다.  

현재 이런 논란에 휩싸인 업체는 가장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킨 옥시레킷벤지커(옥시싹싹)를 비롯해 홈플러스(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 버터플라이이펙트(세퓨 가습기 살균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