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설계 경쟁이 외부에서 내부로 이동했다. 판상형·타워형으로 대변되는 아파트 외형 설계 경쟁을 넘어 이제는 내부 공간 특화설계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각종 내부 시스템을 적용해 편의성이 극대화 됐다. 건설사들은 좁은 전용면적에서도 효율적인 공간을 확보하고 ICT를 활용해 거주 만족도를 높이며 최근 아파트 설계 트렌드를 한층 진화시켰다.

판상형은 4베이, 타워형은 3베이 이면개방형 거실 설계를 적용해 개방감과 공간 활용성을 높인 GS건설의 인천 영종하늘도시 ‘스카이시티자이’. /사진=GS건설

◆내실을 다져라… 공간 늘리기 경쟁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은 ‘공간 늘리기’ 경쟁이 한창이다. 각 사는 이를 특화 평면설계라고 지칭하며 좁은 전용면적에서도 최대의 공간 활용을 이끌어내는 설계를 통해 실 수요층을 공략 중이다. 입지·가격 외에도 실 사용공간을 더 넓히고, 늘리는 공간 활용 경쟁력이 아파트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른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는 같은 값이면 이른바 ‘가성비’가 더 뛰어난 쪽을 선택하려는 소비자들의 기본 심리가 깔려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서울시 강남구 개포택지개발지구 내 일원현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루체하임’에 와이드 평면 특화 설계를 선보였다. 이곳은 서울시 우수디자인 공동주택으로 선정돼 발코니를 일반단지보다 30% 더 늘릴 수 있다. 지하에 별도 공간을 설치해 녹음실, 스튜디오, 영화감상실 등 취미공간으로 활용도 가능하며 가구별 전용 창고도 있다.

GS건설이 분양한 인천 영종하늘도시 ‘스카이시티자이’에 판상형은 4베이, 타워형은 3베이 이면개방형 거실 설계를 적용해 개방감과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전 타입에 알파룸을 포함한 방 4개도 제공돼 거실 폭이 4.7m~ 5m에 달할 정도로 거실 공간 확장에도 신경 썼다.

반도건설이 올 초 분양한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6차’의 경우 틈새면적인 전용 72·78㎡로 구성된 작은 평형임에도 각 타입별로 알파룸·주방팬트리·4베이 설계 등이 적용돼 미분양이 쌓인 김포시에서 평균 4.61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되고 계약도 완료됐다.


아파트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 공급 물량은 중소형이 대세이기 때문에 한정된 공간에서 얼마나 많은 공간을 창출하느냐에 따라 차별성이 갈린다”며 “특히 수도권과 지방의 분양 양극화, 늘어난 아파트 공급물량 소진을 위해 특화된 공간 활용 설계는 아파트 분양의 필수조건”이라고 분석했다.

아파트에도 스마트홈 시스템이 적용되는 추세다. /사진=뉴시스 DB

◆이젠 아파트도 ‘스마트’… ICT 품다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 불고 있는 또 다른 특화 경쟁은 ICT 접목이다. 이동통신사들의 ICT 솔루션을 도입, 입주민들의 아파트 생활과 연계시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가전제품·출입문 제어 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 초 SK텔레콤과 스마트홈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힐스테이트 동탄에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이 SK텔레콤과 협력해 선보일 스마트홈 상품은 ▲제습기 ▲에어워셔 ▲공기청정기 ▲밥솥 ▲스마트 플러그 ▲스마트 스위치 등 총 8종이다. 입주민들은 전용 앱을 설치해 외부에서도 스마트폰으로 가전제품과 전기 스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대우건설도 이달 초 LG유플러스와 유·무선 통합형 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개발 MOU를 체결했다. 대우건설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아파트 거실에 설치됐던 ‘월패드’에 기기 간 연결을 돕는 IoT 허브가 탑재된 ‘스마트 월패드’를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다. ‘스마트 월패드’가 적용된 푸르지오 아파트와 오피스텔 입주자는 월패드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집안 및 외부에서 입주자가 보유한 TV,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 조작 및 제어가 가능하다. 대우건설은 향후 음성 인식 기술도 도입해 별도의 터치나 조작 없이도 가전제품 조작 및 제어를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중견건설업계가 짓는 아파트에도 스마트 바람이 불고 있다. 충북 지역 중견 건설업체인 대원은 최근 KT와 손잡고 스마트홈 기술을 적용한 ‘KT-대원 스마트 아파트’를 선보이기로 했다.

동문건설도 이달 SK텔레콤과 협약을 맺고 다음달 분양 예정인 평택 동문 굿모닝힐 맘시티 아파트 4567세대에 스마트홈 서비스를 공급한다.

건설사 관계자는 “이제는 수요자들의 성별·연령에 따라서도 요구하는 바가 달라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ICT 기능이 아파트 설계에 적용되고 있다”며 “아파트 설계에 ICT 기능 접목이 확대되는 추세인 만큼 좀 더 다양한 활용방안을 연구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