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장 재정경제부 차관이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외환건전성협의회 겸 MSCI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해외에서 원화를 보유하거나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외환·자본시장 개혁 작업의 일환이다.

1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외환건전성협의회 겸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추진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지난 1월 발표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의 이행 상황과 향후 계획을 점검했다. 재경부는 현재까지 로드맵 8대 분야 39개 과제 가운데 77%에 해당하는 30개 과제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남은 핵심 과제는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이다.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에 원화 계좌를 두고 원화를 직접 조달·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이러면 국내 계좌가 없는 외국인 투자자도 국내 증권 결제에 원화를 바로 쓸 수 있다. 정부는 9월까지 관련 규정을 개정한 뒤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시범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정식 시행은 내년으로 계획 중이다.

24시간 운영되는 결제망 인프라도 함께 정비한다. 금융기관이 상주 인력 없이도 안정적으로 외환거래를 처리할 수 있도록 전자외환거래(e-FX)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증권 결제 과정에서 금융기관이 부담하는 원화 유동성 부담도 낮춘다. 현금으로만 낼 수 있는 한국예탁결제원의 결제촉진대금은 다음 달부터 주식이나 채권으로 납부할 수 있다.

이날 회의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 후 약 3개월 만에 열렸다. MSCI는 지난 6월 23일 '2026년 연례 시장 분류 결과'에서 한국을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포함하지 않았다. 2024·2025년에 이어 3년 연속 편입 실패다. 당시 정부는 입장문에서 "외환·자본시장 개혁을 꾸준히 추진해 나간다면 자연스럽게 편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이날 회의에서 새로 확인된 애로사항을 관계부처에 공유하고 필요한 보완조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MSCI 지수를 추종하는 전 세계 ETF(상장지수펀드)와 인덱스펀드는 편입 비중만큼 기계적으로 그 나라 주식을 사야 한다. 한국 증시가 신흥국(EM) 지수에서 빠지고 선진국(DM) 지수에 들어가면 그만큼 자금이 자동 유입되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