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복 아닌 내의… "따뜻한 거 맞아?"

옷 맵시를 망친다는 이유로 젊은 층으로부터 외면받아온 내복이 ‘발열 내의’로 진화하고 있다. 기능성은 물론, 스타일도 살린 발열 내의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당당히 패션아이템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것. 차별화된 발열 내의를 선보이려는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에 ‘내복’이 아닌 ‘내의의 시대’가 찾아왔다.

◆ ‘히트텍’이 점화한 발열 내의 시장


업계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국내 내의 시장은 2조원대로 추산된다. 이중 발열 내의 시장규모는 7000억~80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 기능성 발열 내의 열풍을 일으킨 업체는 SPA브랜드 유니클로다. 지난 2006년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 유니클로의 히트텍은 보온성이 좋고 두께가 얇아 겉옷 안에 받쳐 입기 좋은 아이템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내복인 듯 내복 아닌’ 발열 내의 열풍을 몰고 왔다. 이후 유니클로는 13가지 종류였던 히트텍 상품군을 올해까지 총 42가지로 꾸준히 늘렸다.

히트텍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국내 내의회사들도 앞다퉈 발열 내의 제품을 내놓으며 인기가도에 편승했다.

유니클로 히트텍./사진=김정훈 기자

국내 내의회사 BYC는 얇은 기능성 발열 내의 ‘보디히트’를 시리즈로 출시했다. 보디히트는 적외선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광발열소재를 사용해 따뜻함을 유지하는 새로운 발열기능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BYC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보디히트의 제품 판매량은 전주 동기(10월21일~26일) 대비 217% 상승했다. BYC 관계자는 “보디히트 등 발열 내의 제품의 경우 보온성과 착용감이 우수해 활용도가 높아 다가오는 12월 판매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외에 쌍방울, 이랜드, 좋은사람들 등도 자사의 특징을 살린 발열 내의를 잇따라 출시하며 열풍에 동참했다.


쌍방울은 일상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베이직라인과 활동성을 살린 액티브라인, 운동 시 입을 수 있는 익스트림라인 등 기능에 따라 제품을 구분한 ‘트라이 히트업’을 이달 출시했다.

이랜드는 극세섬유를 사용해 촉감이 부드러울 뿐 아니라 안티필링 가공을 해 보풀이 덜 일어나는 발열 내의 ‘E∙웜업’을 이달 초 출시했다.

좋은사람들도 내의브랜드 퍼스트올로를 통해 폴리기모를 얇은 형태로 제작해 따뜻하면서도 몸에 가볍게 밀착되는 발열 내의를 지난해 출시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발열 내의 열풍은 유통채널인 대형마트도 시장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이마트는 SPA브랜드 데이즈를 통해 기능성 에어로웜을 사용, 무게를 30% 이상 줄인 ‘히트필’을 지난 2012년 내놨다. ‘히트필’은 단열성이 높은 천연재생 섬유 바이로프트라는 소재를 우리가 흔히 아는 면섬유와 결합해 만든 제품으로 이마트의 강력한 유통파워에 힘입어 5년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마트는 기능성과 스타일을 살린 2016년형 ‘울트라 히트’를 지난 9월 내놨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근 발열 내의가 기능성 이너웨어로 자리잡고 있어 기능성과 디자인 감각을 한층 강화한 다양한 상품들을 앞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히트텍 착용 시의 체온을 보여주는 적외선 사진./사진=유니클로 제공

◆발열 내의, 정말 ‘핫’한가요

국내 발열 내의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진짜로 발열이 되는 가’에 대한 논란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발열 내의는 대부분 몸에서 발생한 수분을 흡수해 열을 발생시키는 흡습·발열소재와 피부와 마찰하는 과정에서 미세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체온을 상승시켜 주는 소재로 만들어진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다보니 효과가 개인에 따라 다르다는 것.

지난해 1월 서울YWCA도 국내 14개 브랜드 발열 내의 제품을 비교·분석한 결과, 가격이 높다고 해서 보온기능이 더 탁월한 것은 아니며, 발열 내의가 무조건 발열 효과를 내는 것도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놨다.
서울YWCA 관계자는 “흡습발열(수분을 흡수해 열을 내는 방식)의 경우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발열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땀이 적거나 피부가 건조한 사람은 효과를 보기 힘들다”면서 “개인별로 기능성 내의 효과는 다를 수 있어 무조건 ‘발열’이 된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BYC 보디히트./사진=BYC 제공

지난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입기만 해도 체감온도가 3.3도 상승한다’는 발열 내의 광고를 진행한 경성홈쇼핑, 애드윈컴, 제이앤씨 등의 업체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실제로 이후 일부 업체들은 발열 내의 광고문구에서 ‘발열’을 빼고 ‘기능성 내의’라고 홍보를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발열 내의는 적외선을 활용하는 광발열, 수분을 흡수해 열을 내는 흡습발열 등 각 제품별마다 발열 원리가 다양하다”면서 “발열 내의의 효과를 증폭시키기 위해서는 기능성 소재를 체질과 상황에 맞춰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