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한별 기자

# 연봉 6000만원을 받는 직장인 A씨는 대출 2억원(20년 분할상환, 금리 연3.0%)을 갖고 있다. 지금 서울에 추가로 집을 사는 용도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1억8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지만 오는 31일부터는 대출 가능금액이 5500만원으로 줄어든다. 

# 연소득 4000만원인 사회초년생 B씨는 서울 투기지역에 집을 살 계획이다. 주택담보대출은 금리 연 3.28%, 20년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이다. 현 DTI에선 2억3400만원까지 돈을 빌릴 수 있지만 신DTI가 적용되면 B씨의 장래예상소득이 늘어나 대출한도가 2억7500만원으로 증가한다.
 
오는 31일 빚을 진 사람의 소득과 부채를 정밀하게 반영하는 신 DTI(총부채상환비율)가 시행된다. 신DTI는 대출자가 보유한 부채를 지금보다 포괄적으로 적용해 신규 대출한도가 줄어들 전망이다.


현행 DTI는 부채에 기존 주담대의 이자와 신규 주담대의 원리금만 포함했지만 신DTI는 기존 주담대의 원금도 부채에 추가해 부채비율이 늘어난다. 대출 보유자가 추가대출을 받기 사실상 어려워지는 셈이다.
 
다주택자의 두번째(담보물건수 기준) 주담대 만기는 15년으로 제한해 DTI를 계산한다. 다만 만기제한은 DTI 비율 산정 때만 적용하고 실제 상환기간은 차주와 금융회사간 약정으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신 DTI는 소득도 현행과 다르게 따진다. 1년치 소득만 확인하던 기존 방식에서 최근 2년간 증빙소득을 확인해 소득의 안정성이 높을수록 대출받기 유리하게 했다. 증빙 소득을 제출할 수 없는 경우 인정소득을 95%로, 신고소득을 90%로 차감 반영한다.

또 장래소득 증가가 예상되는 경우 증가분을 반영할 수 있다. 청년층·신혼부부에게 유리할 수 있으나 장래 소득 부분에서 연령 제한은 없다.


◆올라간 대출문턱, 소득수준·대출기간 따져야 

정부는 은행의 대출문턱을 올려 빚 내서 집을 사려는 관행을 줄일 방침이다. 올 하반기에는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도 도입된다.

DSR은 채무자가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대출의 이자와 원금이 소득과 비교해 얼마나 되는지를 계산한 수치다. 연봉 1억원인 직장인이 1년 동안 갚아야 할 빚의 원금과 이자가 8000만원이라면 DSR은 80%가 된다.

은행 관계자는 “신DTI에 이어 DSR까지 도입되면 전반적으로 대출을 받기가 까다로워져 빚내서 집 사려는 사람도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대출 심사기준이 올라가도 대출자별 소득, 대출기간 등에 따라 신DTI 적용 결과가 다르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은 창구에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대출빙하기를 맞아 본인 소득수준과 대출 기간에 따라 대출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당장 대출한도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대출막차'에 올라 탈 필요가 없다. B씨처럼 장래예산 소득이 늘어날 경우에는 오히려 대출한도가 증가해서다.

시중은행은 CB(신용평가회사)의 신용평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자의 장래소득 인정기준을 내부지침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의 신DTI 규제 아래 소득 증액한도를 자율적으로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중도금과 이주비대출은 신DTI를 반영하지 않는다. 중도금대출은 잔금대출로 전환되고 이주비대출은 임시 세입자금인 만큼 세입기간 끝나고 주택 입주 시 세입 보증금으로 상환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미 중도금·이주비대출을 받은 차주가 신규 주담대를 받을 경우에는 중도금·이주비대출이 차주의 부채에 포함된다.

은행 관계자는 "기존 DTI는 일률적으로 대출한도를 줄이는 반면 신DTI는 대출자의 조건에 따라 대출한도가 달라지는 게 핵심"이라며 "은행별로 장래소득을 반영하는 기준과 산정방식이 조금씩 다른 만큼 대출을 갈아타기 전에 기존 대출과 신규 대출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