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형 싼타페.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차급은 ‘중형 SUV’다. 2015년 티볼리 출시 이후 소형 SUV는 지난 3년여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부턴 업체별로 출시하는 다양한 신차를 기반으로 중형SUV 차급이 몸집을 불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중형SUV 차급은 SUV 시장에서 가장 판매볼륨이 컸다. 지난해까지 소형SUV 시장이 큰 상승세로 주목받았지만 판매량은 여전히 중형SUV가 많았다. 지난해 기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소형 SUV 판매량은 기아차의 니로를 포함해 14만대 수준이었던데 반해 중형SUV는 16만대 수준으로 집계된다. 코란도스포츠를 포함할 경우 18만대를 웃돈다.

그런데 올해 중형 SUV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업계의 전략신차가 몰리기 때문인데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완성차 업계의 대략적인 판매목표를 종합하면 올해 중형SUV 판매량은 23만~25만대 수준까지 커진다. 중형 SUV 시장이 이 규모로 성장할 경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이 창출되는 ‘국민차급’이 된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준대형-대형 세단의 판매규모는 24만대 수준이다.


◆ 현대차, 새로 돌아온 '싼타페' 

중형SUV 시장의 볼륨을 키울 선봉은 현대차가 이달 말 출시할 신형 싼타페다. 2012년 출시된 3세대 이후 6년만의 풀체인지 모델이다.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의 판매목표를 연간 10만대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팔린 구형 모델(5만1661대)의 두배에 달한다. 싼타페는 2015년 연간 판매량 9만2928대를 기록한 적 있지만 연간 10만대 판매를 달성한 적은 없다.

신형 싼타페의 엔진은 디젤 2.0, 디젤 2.2, 가솔린 2.0 터보 등 3가지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8단 자동변속기와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R-MDPS)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하고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 ‘HTRAC’을 적용한다.

지난달 말 미디어 사전공개에서 살펴본 신형 싼타페는 코나와 넥쏘에 이은 현대차 SUV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이 적용돼 전작과 전혀 다른 외관을 갖췄다. 현대차는 인간중심 설계를 강조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계약을 실시하며 공개한 판매가격은 ▲디젤 2.0 모델이 모던 2895만~3665만원 ▲디젤 2.2모델 3410만~3710만원 ▲가솔린 2.0 터보 모델은 2815만~3145만원의 범위 내에서 전 트림 책정될 예정이다. 엔진라인업과 트림별로 가격이 소폭 인상됐지만 구매에 큰 영향을 끼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쉐보레 에퀴녹스. /사진=쉐보레 홈페이지 캡처

◆ 한국지엠, 11년만의 새 중형SUV '에퀴녹스' 

한국지엠이 올해 2분기 출시 예정인 ‘에퀴녹스’도 중형SUV 돌풍의 핵이다. 11년째 풀체인지가 없어 판매량이 미미한 캡티바를 대신해 새로운 판매 동력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업계에선 한국지엠이 에퀴녹스의 판매목표를 2만~3만대 수준으로 설정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캡티바의 연간판매량(2067대)보다 10~15배나 늘어난 수치다. 에퀴녹스는 전 세계에서 200만대 이상 팔린 쉐보레 브랜드의 베스트셀링 중형 SUV 모델이다. 미국에서만 매년 20만대 이상 판매되고 있다. 한국지엠은 에퀴녹스를 수입판매할 예정이다.

에퀴녹스는 미국에서 1.5리터 가솔린과 2.0리터 가솔린, 1.6리터 디젤 3가지 제품군이 판매된다. 이 가운데 국내에는 1.6리터 디젤이 주력 모델로 자리할 예정이다. 다만 우리나라에도 가솔린 SUV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1.5리터 가솔린과 2.0리터 가솔린도 순차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에퀴녹스의 가격은 시작가격 기준 3000만원 초반대로 책정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국산차와 견줘서도 대등한 가격경쟁력이다. 앞서 한국지엠은 쉐보레 임팔라를 수입판매할 당시 미국 현지 가격보다 저렴한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단기간에 판매량을 끌어 올린 전력이 있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 중형SUV 표방하는 픽업 렉스턴스포츠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 또한 중형SUV 라인업으로 봐야 한다. 쌍용차는 지난달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하며 ‘오픈형 중형 SUV’로 정의했다. 중형SUV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겠다는 뜻이다. 코란도 스포츠에서 사용하던 SUT(Sports Utility Truck)라는 수사는 벗어던졌다.

쌍용차의 이같은 전략은 적중한 것처럼 보인다. 렉스턴 스포츠는 사전계약을 실시한지 불과 한달여만에 1만대 계약을 돌파하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쌍용차는 당초 연간 판매목표를 3만대로 설정했지만 목표를 끌어올리는 즐거운 새판짜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중형SUV시장에서 압도적인 가성비로 시장을 키우고 있다. 대형 SUV인 G4렉스턴의 뼈대를 공유함에도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 2490만원부터다. 소형SUV 구매층까지 흡수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진 가격이다.

◆ 쏘렌토, QM6 저력에 수입차까지

지난해 왕좌를 차지한 쏘렌토와 가솔린 모델을 출시하며 저력을 보여준 르노삼성 QM6는 변경 계획이 없지만 지난해 중형SUV시장을 주도한 차라는 점에서 아직 저력이 남아있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적어도 올해 판매 수준을 유지하려고 안간힘 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여기에 최근 판매를 재개한 폭스바겐이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인 준중형 SUV 티구안의 풀체인지 모델 판매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어 해당 세그먼트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중형 SUV 차급은 SUV 시장을 대표해온 메이저 세그먼트”라며 “SUV에 집중되는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타고 완성차 업계가 사력을 다해 개발한 모델들이 중형SUV를 국민차 반열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