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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발생 당시 국가의 부실했던 초기 대응과 역학조사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민사4부(부장판사 송인권)는 이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국가가 위자료 100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2015년 5월 발목을 다쳐 수술을 받기 위해 대청병원에 입원했던 이씨는 5월15일부터 17일까지 평택성모병원에서 치료받고 22일 대청병원으로 옮긴 16번 환자와 같은 병실을 썼다.

이씨는 16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돼 5월20일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 6월2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16번 환자는 17일 평택성모병원에서 최초 감염자인 1번 환자와 같은 층의 다른 병실을 썼다 메르스 증상이 나타났다. 1번 환자는 2015년 4월24일부터 5월3일까지 바레인에 체류했다가 메르스에 감염됐다.

1번 환자는 5월12일부터 15일까지 아산서울의원에서 외래진료를 받고 15일부터 17일까지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가 2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국가의 메르스 사태에 대한 관리가 부실해 메르스에 감염됐다며 그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질병관리본부가 1번 환자에 대한 메르스 의심환자 신고를 받고도 지체 없이 진단 검사와 역학조사를 하지 않고 지연한 것은 현저하게 불합리하다"며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

5월18일 강남구 보건소는 1번 환자를 메르스 의심환자로 신고했지만 질병관리본부에서 바레인이 메르스 발생 국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검사 요청을 거부했다. 그런데 삼성서울병원이 재차 진단검사를 요청하자 검사를 실시했고 20일이 돼서야 1번 환자에 확진 판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메르스 의심환자 관련 규정이나 질병관리본부 메뉴얼은 의심환자의 중동지역 방문 내력이 있으면 신고하도록 규정할 뿐 해당 국가를 중동 지역의 메르스 발병국으로만 한정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바레인이 메르스 발생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메르스 발생 가능성이 높고 '발병 전 14일 이내에 중동지역 여행 또는 거주했던 자'라는 메르스 의심환자 기준에도 맞는데, 1번 환자의 검사를 거절해 접촉자 범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1번 환자가 의심환자로 신고되고 바로 검체 채취 및 역학 조사가 이뤄졌다면 늦어도 19일까지 평택성모병원의 접촉자 범위가 결정됐다"며 "16번 환자가 대청병원에 입원하기 전인 22일 낮까지 16번 환자가 추적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