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변합니다.”
올림픽 월드와이드 파트너 13개 회사 중 하나인 다우케미칼의 올림픽&스포츠 솔루션 부문 아태지역 총괄 디렉터 필립 오 상무의 철학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금융 애널리스트, 글로벌기업의 전략개발 담당 등으로 경력을 쌓으며 느낀 건 ‘천편일률적인 솔루션은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는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민첩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서울 강남 한국다우케미칼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살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한국어를 못해서 미안하다”는 첫인사를 건네며 멋쩍게 웃는 모습에서 다소 차갑게 보이는 인상을 녹이는 따뜻함이 배어났다.
게다가 생각보다 많이 젊다. 우리 나이로 치면 37세. 재미교포인 그는 미국 중서부지역인 미네소타주에서 태어나 바사대학 경제학 학사,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MBA)과정을 마쳤다.
2016년 10월부터는 다우케미칼의 아태지역 상무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가 자란 지역의 문화와 다우의 기업문화가 비슷한 부분이 있어 관심을 가졌고 특히 첨단 혁신기술 중심의 사업분야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금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다우의 상업적 활성화 전략 및 실행을 포함, 아태지역 다우 올림픽 및 스포츠 솔루션 영리활동을 총괄한다. 나아가 한국 다우와 일본의 전략을 수립하면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추진하는 업무도 담당한다.
◆변화를 컨트롤하라
“추운 곳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동계스포츠를 즐기면서 자랐고 부모님의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이번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에 힘을 보태 흥분됩니다. 그리고 올림픽은 준비기간이 긴 만큼 엔지니어링기업, 건설사와 협력해서 우리가 보유한 제품과 기술 솔루션을 현지 경기장이나 인프라에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당연히 도쿄올림픽 준비는 이미 시작됐고요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바로 일본으로 날아갈 계획입니다.”
다우는 화학, 신소재, 농화학, 플라스틱 비즈니스 등을 통합한 시장주도형 포트폴리오를 자랑한다. 연 매출은 2016년 기준 480억달러에 달하며 34개국, 189개 공장에서 7000여가지 이상의 제품을 만든다. 1980년부터 올림픽 파트너사로 활동했고 2010년부터 2020년까지는 올림픽 공식후원사(TOP, 월드와이드)로 참여 중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서는 화학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동계올림픽에서는 건축물 단열재, 빙상장, 슬라이딩센터 등 일정온도를 유지하는 기술이 핵심으로 꼽힌다. 온도유지가 되지 않으면 경기력이 저하되는 건 물론 그만큼 에너지를 더 써야 해서다.
“이번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와 강릉 코스탈 클러스터내 아이스링크 3곳에는 다우의 특별한 솔루션이 적용됐어요. 아이스링크에는 열전도유체인 ‘다우썸’(Dowtherm) 기술이 핵심입니다. 파이프를 따라 액체가 흐르며 주위의 열을 빼앗아 얼음 층을 단단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죠. 빙질이 단단하면 스케이트 날의 저항이 줄어 좋은 기록을 유지하도록 돕거든요. 그리고 루지와 봅슬레이, 스켈리톤 경기가 열리는 슬라이딩센터에는 트랙의 냉기와 밀도를 유지하는 첨단기술도 들어갑니다. 세계적으로는 비슷한 기술을 가진 업체가 있긴 하지만 우리가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웃음)”
모든 게 변한다고 생각하는 그이기에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핵심기술이 얼마나 매력적이었을까. 한껏 들뜬 표정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선수들의 경기력은 숙소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봅니다. 선수촌에 특별한 실란트와 코팅기술로 추위를 막고 매트리스의 폴리우레탄 슬래브 폼에도 우리 기술이 쓰였어요. 관람객과 선수단의 이동을 책임지는 운전자들이 머무는 모듈러 하우스에도 선수촌과 동일한 실리콘 실란트와 PIR패널이 쓰였고요. 올림픽프라자나 국제방송센터 외벽에도 이 단열재가 설치됐습니다. 패널은 98% 재활용이 가능하고 에너지도 50% 절감할 수 있죠.”
◆도전을 끝없이 즐겨라
다우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 공식 탄소파트너다. 2020년까지 올림픽 경기와 관련된 탄소배출 저감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이에 다양한 업체와 협업, 올림픽 관련 인프라의 공정·건축·교통·포장 등에 저탄소기술을 적용 중이다.
“한가지 더 있어요. 지속가능성을 언급하자면 패스트트랙으로 부르는 마킹 테크놀로지를 뺄 수 없거든요. 영동고속도로의 차선이 다른 고속도로와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일반 페인트보다 건조시간이 빠르고 용매제의 사용량도 80% 이상 줄일 수 있죠. 게다가 반사율이 좋아서 야간운행 시에 잘보이거든요. 그만큼 운전자의 안전이 개선되는 것이죠.”
그는 도전을 즐긴다. 취미가 여행이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7개 대륙 40개국을 돌아다녔다. 이번 평창올림픽도 그에겐 큰 도전이다. 우리나라에서 30년 만에 다시 열리는 초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의 성공개최에 많은 힘을 쏟았다. 전세계의 다양한 사람이 한데 모이는 만큼 이들의 다양함에 대비, 최상의 조건에서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서다.
“13개 월드와이드 스폰서 중 하나로 자부심을 갖고 여러 활동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우리의 기술과 솔루션으로 친환경올림픽을 치르는 데 기여하고 참여한 사람 모두를 편안하게 만드는 게 핵심과제죠. 2020년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은 이번에 배우고 느낀 것들을 접목할 계획입니다. 개인적으로도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을 이어갈 겁니다.”
그의 남은 인생 목표 중 하나는 아프리카와 남극탐험이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이 끝나더라도 2022년 중국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그의 최종 도전은 조금 더 미뤄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8호(2018년 2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