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이 일본정부를 상대로 벌인 소송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은 2014년 1월 배모씨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관련해 1심 재판을 '각하' 또는 '기각'으로 결론 내린 대외비 문건을 생산했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에는 '각하'를 유력하게 상정·검토하고 향후 방향까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 작성시기는 박근혜정부가 2015년 12월28일 위안부 문제에 대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선언한 직후이다. 검찰은 '청와대 코드맞추기'로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법원행정처가 위안부 피해자 소송을 예의주시한 가운데 해당 1심은 3년 넘게 재판이 이뤄지지 않고 감감무소식이다.
검찰은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의 개인 민사소송에 양승태 법원행정처가 개입한 정황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홍 의원을 상대로 2013년 10월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제기한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국회 협조를 구하고 있던 법원행정처가 홍 의원이 피소된 민사소송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해당 소송은 1심에서는 A씨가 패했지만 2심과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이 확정됐다.
법원행정처는 30일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228개 문건을 추가 공개하기로 했다가 공개날짜를 31일로 하루 미뤘다.
위안부 피해자 소송 개입 및 홍 의원 관련 재판개입 의혹 등은 법원행정처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분류한 410개 문건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독자 수사로 확보한 문건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추가 정황이 확인되며 자료제출과 압수수색 영장 등을 막는 법원에 대한 비판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부산 스폰서 판사' 법조비리 은폐 의혹과 관련해 문모 전 판사(현 변호사)와 전 부산고법원장 A씨, 건설업자 정모씨 등을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