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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가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를 인수하면서 지주계열 신한생명과 언제쯤 통합을 시도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양사 통합 시 단숨에 생보업계 빅5로 점프할 수 있는 만큼 통합작업이 장기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다. 

◆통합하면 업계 상위권 도약
신한지주는 지난 5일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확정짓고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가격은 주당 4만7400원으로 총 2조2989억원이다. 그동안 인수가 견해 차이로 인수를 망설였던 신한지주는 조용병 회장의 적극적인 추진력으로 오렌지라이프 인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신한생명의 재무 상황을 감안할 때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맞춰 자본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생명 역시 최근 해외 후순위채 3억5000만달러(한화 약 3952억원)를 발행하기로 의결하며 추가 자본확충에 나섰다. 올 2분기 말 기준 신한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199.6%로 이번 증자를 통해 20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200%대 RBC비율을 유지하면 금융감독원의 권고 수준(150%)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하지만 앞으로 장기적인 재무안정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추가 증자가 필요하다. 금융당국은 IFRS17에 대비, 신지급여력비율(K-ICS) 도입을 준비 중이다. K-ICS는 보험사의 모든 자산·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국내 보험사의 RBC비율이 평균 10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한생명이 현 수준의 RBC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 증자가 필요한 셈이다.

연간 35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오렌지라이프의 RBC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437.91%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오렌지라이프는 신한생명의 재무 체력을 높여줄 매력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양사 통합 시 RBC비율은 300%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설에 힘이 실리는 두번째 이유는 생보업계 빅5를 넘어 장기적으로 빅3 생보사(삼성·한화·교보)를 위협할 대형사가 탄생할 수 있어서다. 신한생명(자산 30조원)과 오렌지라이프(자산 31조원)의 통합 시 자산규모는 61조원대로 PCA생명을 흡수하고 업계 5위권으로 점프한 미래에셋생명(자산 34조원)을 제치게 된다. 

또 업계 4위인 NH농협생명(64조원)을 바짝 추격할 수 있다. 수입보험료도 NH농협생명을 추월한다. 올 상반기 기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수입보험료는 각각 2조3928억원과 2조896억원으로 통합 시 4조4824억원이 된다. 이는 농협생명의 수입보험료보다 5000억원가량 많은 수치다. 양사 통합으로 업계 빅5를 넘어 4위권. 나아가 빅3를 위협하는 생보사로 거듭날 수 있다.

양사의 판매구성을 살펴봐도 통합의 이점이 많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IFRS17 도입을 대비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판매를 늘려왔다. 특히 오렌지라이프는 몇년 전부터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을 출시해 시장에서 짭짤한 재미를 봤다. 신한생명 역시 종신보험 위주의 보장성보험 판매라인업을 꾸준히 확충하면서 상품구성에 있어서는 IFRS17을 잘 대비한 편이다.

판매채널에서의 시너지도 노릴 수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설계사조직을 기반으로 대면모집에서 강점을 보인다. 올 상반기 기준 오렌지라이프의 대면채널 수입보험료(2190억원)는 빅3 생보사를 제외하면 업계 3위 수준이다. 신한생명의 상반기 대면채널 수입보험료는 180억원 수준으로 중하위권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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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오렌지라이프는 올 상반기 비대면채널에서의 수입보험료가 '0'이다. 텔레마케팅(TM)이나 홈쇼핑, 온라인보험(CM)에서의 보험판매를 진행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신한생명은 상반기 비대면채널인 TM채널 수입보험료가 65억원 수준으로 전체 4위권 성적이다. 두 회사가 통합되면 대면·비대면 판매의 조화로 채널 다변화를 노릴 수 있다.
통합 시 전속설계사도 1만명을 돌파한다. 현재 6월 말 기준 전속설계사는 신한생명 7059명, 오렌지라이프 5494명으로 총 1만2500명을 넘어선다. 전속설계사 1만명을 돌파한 생보사는 빅3가 유일하다. 두 회사의 서울권 전속설계사 수만 따지만 8104명으로 업계 3위 교보생명(6232명)을 따돌리게 된다.

◆장기적인 통합 추진에 무게

정확한 통합시기는 예측하기 힘들다. 업계에서는 IFRS17 도입 전인 2020년을 통합시점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예상일 뿐이다.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아직 인수가도 지불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까지 거론하는 것은 무리"라며 "내부에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오렌지라이프는 사명변경을 마무리 지었다. 이 브랜딩 작업에만 250여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현재 오렌지라이프는 변경된 사명을 알리기 위해 TV, 지면, 모바일광고를 활용하고 있다. 사명변경에 들인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당장 급격한 통합이 진행될 가능성은 적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신한지주는 당분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각각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단기보다는 장기적으로 통합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금융지주계열 생보사인 신한생명과 외국계 생보사인 오렌지라이프의 조직문화도 크게 달라 장기 통합에 무게가 실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두 회사의 합병이 신한지주에 유리한 결정이 될 것"이라며 "다만 두 생보사의 점포통합과 오렌지라이프 노조와의 협의 문제 등을 먼저 해결하는 게 우선 순위다. 급격한 통합보다는 리스크를 고려한 장기적인 통합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