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의 의미가 ‘민족 대명절’에서 ‘황금연휴’로 바뀌고 있다. 추석의 전통적‧가족적 분위기는 점차 퇴색되고 개인적‧여가적 이미지가 커진 탓이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명절은 연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지난해 추석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이 ‘추석은 연휴의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현대인의 인식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추석 풍속도를 바꾸고 있다.
◆혼추족의 추석나기
혼자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이 명절 때마다 증가하고 있다. 수험생이나 취업준비생 등 비자발적 혼추족뿐만 아니라 자발적 혼추족도 느는 추세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대학생, 직장인들로 명절 때 친척들의 잔소리를 피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다.
최근 취업포털 인쿠르트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106명 중 53%가 이번 추석에 귀향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만나러 갈 친지가 없어서(23%)’, ‘잔소리, 스트레스가 예상돼서(20%)’ 순으로 꼽혔다.
혼추족은 긴 연휴기간을 이용해 평소에 하기 어려운 수술이나 시술을 받기도 한다. 덕분에 안과나 성형외과는 추석연휴를 맞아 반짝 특수를 누린다. 이 기간에 매출이 10%가량 늘고 예약은 2~3주 전에 마감될 정도다.
직장인 이지수씨(27)는 “추석 연휴에 라섹수술을 할 예정”이라며 “수술 후 회복기간이 필요해 연휴로 날짜를 잡았는데 추석에 할머니댁에 가지 않아도 돼서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민족대이동’의 방향은 고향에서 여행지로 바뀌었다. 명절마다 공항은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지난 추석에는 약 열흘간의 황금연휴를 맞아 추석 당일에만 102만명이 해외로 여행을 떠났다. 전년 대비 3.1배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도 많은 이들이 추석연휴에 여행을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추석연휴 기간인 9월21~26일 총 118만3237명의 여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루 평균 여객은 19만7206명으로 역대 명절 기간 중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상에서는 “조상 덕 본 사람들은 지금 다 해외여행 가고 없다”며 국내에 남아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 모습을 자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차례상, 줄이거나 없애거나
차례상도 점차 간소화되는 추세다. 명절에 모이는 가족 수가 줄면서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의 가짓수와 비용도 감소하고 있다. 전통 예법을 따르기보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차례상을 차리는가 하면 간편식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마트에 따르면 추석을 앞둔 일주일간 가정간편식(HMR) 피코크의 제수음식 매출이 지난 2014년 4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12억4000만원으로 3년간 약 3배 규모로 뛰었다. 상품 가짓수도 추석 기준 ▲2014년 14개 ▲2017년 45개 ▲2018년 47개로 매년 늘고 있다.
아예 차례를 생략하는 가정도 느는 추세다. 온라인 쇼핑업체 티몬이 추석을 앞두고 30∼4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추석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이 38.8%에 이르렀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서도 추석에 차례상을 차린다는 비율은 71.2%였다. 그 중에서도 ‘간편하게 구색만 맞춘다’는 응답과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을 중심으로 차린다’는 답이 각각 35%, 19.3%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최연규씨(57)는 이번 추석에 차례를 지내지 않고 가족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최씨는 “연휴 전에 산소에 가서 성묘를 하고 왔다”며 “시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에는 친척끼리 잘 모이지 않아 자연스럽게 차례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신 명절풍속도, 평가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부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본다.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 핵가족화 등으로 사회가 바뀌는 만큼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에는 전통적인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여성의 가사 노동을 중심으로 한 차례상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더군다나 명절에 통용되는 유교적 예법이 정작 근거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홍동백서(붉은색 음식은 동쪽에, 흰색 음식은 서쪽에 놓는 것), 조율이시(대추-밤-배-감 순서로 차리는 것), 어동육서(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으로 놓는 것) 등의 차례상 기준이 우리 전통이 아니며 조선 말기와 일제시대 등을 거치며 생긴 관습일 뿐이라는 것이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원래 제사는 양반의 의무였고 평민들은 제사를 안 지냈는데 조선 말기에 군역을 피하려고 돈으로 양반을 산 평민이 늘어나면서 홍동백서 등 민간 관습이 생겼다”며 “원래 유교 예법에는 뭘 놔라, 뭘 놓지 말라 하는 게 없다. 떡국 하나만 놓아도 충분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서도 추석에 차례상을 차린다는 비율은 71.2%였다. 그 중에서도 ‘간편하게 구색만 맞춘다’는 응답과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을 중심으로 차린다’는 답이 각각 35%, 19.3%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최연규씨(57)는 이번 추석에 차례를 지내지 않고 가족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최씨는 “연휴 전에 산소에 가서 성묘를 하고 왔다”며 “시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에는 친척끼리 잘 모이지 않아 자연스럽게 차례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신 명절풍속도, 평가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부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본다.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 핵가족화 등으로 사회가 바뀌는 만큼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에는 전통적인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여성의 가사 노동을 중심으로 한 차례상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더군다나 명절에 통용되는 유교적 예법이 정작 근거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홍동백서(붉은색 음식은 동쪽에, 흰색 음식은 서쪽에 놓는 것), 조율이시(대추-밤-배-감 순서로 차리는 것), 어동육서(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으로 놓는 것) 등의 차례상 기준이 우리 전통이 아니며 조선 말기와 일제시대 등을 거치며 생긴 관습일 뿐이라는 것이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원래 제사는 양반의 의무였고 평민들은 제사를 안 지냈는데 조선 말기에 군역을 피하려고 돈으로 양반을 산 평민이 늘어나면서 홍동백서 등 민간 관습이 생겼다”며 “원래 유교 예법에는 뭘 놔라, 뭘 놓지 말라 하는 게 없다. 떡국 하나만 놓아도 충분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