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해 28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신한은행장으로 확정했다. 예정보다 2개월 가량 앞당긴 인사다. 신한은행은 위성호 행장의 연임이 좌절되고 진 내정자가 새로운 수장으로 떠올랐다.
◆‘일본통’ 글로벌 강점 인정받아
진 내정자는 1981년 덕수상고를 졸업한 후 기업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가 1986년 출범한 신한은행에 합류했다. 이후 은행일과 학업을 병행, 1993년 방송통신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중앙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서린상고), 신상훈(군산상고) 전 신한금융 사장, 이백순(덕수상고) 전 신한은행장으로 연결되는 신한의 ‘고졸신화’를 이어받은 인물이다.
진 내정자는 은행원 시절 인력개발실에서 직원 연수 프로그램에 신한 정신과 신한 조직문화를 불어넣는 기획 일을 맡았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추진하는 그룹전략 ‘원 신한’에 신한문화를 전파할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그는 신한은행 근무 32년 중 14년을 일본에서 보낸 ‘일본통’으로 유명하다. 2008년 일본 오사카지점장을 지내면서 2009년 현지법인인 SBJ은행이 일본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는 데 한몫했다.
그 결과 해외 법인장에서 신한은행 부행장(경영지원그룹장)으로 두 단계 뛰어올랐고 같은 해 금융지주 부사장을 맡았다. 오랜 기간 일본에서 쌓은 경험으로 일본주주와 관계도 두텁다.
재일교포는 신한금융의 창립 모태이자 주요 주주다. 현재 신한금융의 재일교포 지분은 17% 정도다. 진 내정자가 재일교포 주주들과 연결고리가 약한 조 회장의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진 내정자는 업무 능력뿐만 아니라 온화한 리더십으로 그룹 내부의 신망도 두텁다”며 “신한문화에 대한 열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안정시킬 최적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과 호흡, 리딩뱅크 탈환 주목
진 내정자 선임으로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의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진 내정자의 임기가 2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조 회장의 2020년 3월 임기 만료 후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이제 관심은 진 내정자가 조 회장과 시너지를 낼지 여부다. 그동안 조 회장은 1년 후배인 위 행장과 라이벌 구도로 인사철마다 불협화음이 불거졌다. 신한사태의 중심에 섰던 라응찬 전 회장과 가까운 위성호 행장이 물러나면서 신한사태에 따른 내부갈등도 해소될 전망이다.
진 내정자는 조 회장보다 4살 어린 데다 지주 부사장을 맡아 누구보다 조 회장의 의중을 잘 아는 인사다. 신한금융은 진 내정자 선임으로 계열사 간 업무협력·소통을 강화하는 ‘원신한’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의 숙원인 리딩뱅크 탈환도 과제다. 신한금융은 지난 10년동안 지킨 리딩뱅크 자리를 KB금융에 내주며 고전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한은행도 실적에서 KB국민은행에 뒤처진다. 지난 3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1조2718억원으로 국민은행 1조3533억원 보다 815억원 적다.
올해는 치열한 금융환경 속에 정부의 규제로 영업환경이 어려워져 디지털·글로벌사업에서 실적을 내야 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초 S뱅크·써니뱅크 등 기존 6개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한 슈퍼플랫폼 ‘쏠’(SOL)을 선뵀고 지난해 9월 말 기준 가입자수 686만명을 기록하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내부 업무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도 이끌었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도입 확산을 위한 ‘RPA 원(ONE) 프로젝트’를 지난해 9월 말 완료했다.
진 내정자는 글로벌 감각은 인정받았으나 디지털 분야에서 특별한 업적을 쌓지 않아 전임 행장의 디지털성과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 내정자는 “조직 안정을 최우선으로 원신한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며 “인수인계를 잘 받고 열심히 배워서 신한은행을 잘 이끌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프로필
▲1961년 출생 ▲덕수항업고등학교 ▲기업은행 입행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 ▲SBJ은행 오사카지점장 ▲SH캐피탈 사장 ▲SBJ은행 법인장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2019년 3월 신한은행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573호(2019년 1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