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민 기획재정부 전 사무관. /사진=뉴시스 |
경찰이 극닥전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던 신재민 기획재정부 전 사무관이 모텔에서 생존한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3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낮 12시40분쯤 관악구 봉천동 한 모텔에서 신 전 사무관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신 전 사무관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안정을 취하도록 하기 위해 신 전 사무관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 기획재정부 전 사무관 신재민씨 유튜브 방송 캡쳐. /사진=뉴시스(신재민씨 유튜브 방송화면) |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8시45분쯤 신 전 사무관의 대학 시절 지인에게서 "이날 오전 7시 신재민에게 문자를 받았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했다. 신 전 사무관이 보낸 예약 문자에는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 등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이 있었다.
신고를 받고 신 전 사무관의 주거지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4 3장 분량인 유서 형식의 글과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해당 휴대전화는 전날(2일) 신 전 사무관의 대학 지인(신고자)이 신 전 사무관과 연락하기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를 준 것이다. 경찰은 신 전 사무관이 본인 명의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관악경찰서는 여성청소년과, 형사과 인력 등을 총동원해 신 전 사무관의 소재를 추적했다. 신 전 사무관의 주거지 인근 CC(폐쇄회로)TV 확인 결과 전날 밤 10시30분쯤 주거지에 들어갔던 것으로 파악했지만 이후 행적은 쉽사리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CCTV 상 파악된 동선 등을 쫓아 신 전 사무관을 찾았다.
신 전 사무관이 잠정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뒤인 오전 11시19분쯤 고려대학교 재학생·졸업생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신재민2'라는 아이디(ID)로 '마지막 글입니다'는 제목의 유서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아이디는 신 전 사무관이 기자회견을 한다고 공지했을 당시 아이디와 같다.
| 고파스에 올라온 신재민 기획재정부 전 사무관의 유서 내용. /사진=고파스 캡처 |
해당 유서에서 신 전 사무관은 "더 긴 유서는 제 신림 집에 있다. 죽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친구가 유서를 올려줄 것"이라며 "모텔에서 쓴 이 유서도 어떻게든 공개됐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시작했다.
이어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 된다. 충분히 제가 지적한, 여전히 지속되는 행정 내부의 문제에 대한 근거가 있었다"며 "메신저인 제가 너무 경박하게 행동했던 것 같다"고 썼다.
그는 "전 원래 항상 웃어서 울 때도 웃으면서 운다"며 "그리고 살도 이렇게 많이 안 쪘었다. 스트레스받아서 이 지경이 됐다. 그래도 제가 죽어서 좀 더 좋은 나라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가 폭로한 건 일을 하면서 느꼈던 부채 의식 때문"이라며 "다들 아무 일도 아니라고 하는데, GDP 대비 채무비율 향상을 위해 적자국채 추가 발행하는 게 문제가 아닌가. 아무리 그게 미수라 하더라도 정책 최고 결정자 입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청와대도 추가 발행하라고 하는데?"라고 반문했다.
그는 "증거도 차관보님 카톡까지 보여드렸다. 부총리가 대통령 보고를 원하는 대로 못 들어가고 있는 게 문제가 아니냐"며 "원칙상 행정부 서열 3위"라고 강조했다.
신 전 사무관은 또 "지금 박근혜, 이명박 정부였어도 당연히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차라리 그때 이랬으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서도 도와주고 여론도 좋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기재부는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비밀누설과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