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공무원·민간인 불법 사찰 혐의 등을 받은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에 대해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연학)는 3일 국가정보원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추 전 국장에게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 구속 상태였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추 전 국장은 이날 실형이 선고돼 법정에서 다시 구속됐다.

재판부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을 불법사찰한 혐의에 대해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이 전 감찰관의 감찰을 방해하고 무력화시키려는 의도였다"며 "직권을 남용해 국정원 직원들에게 감찰 진행 정보를 수집하게 한 건 우 전 수석의 사적 이익을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사찰에 대해서도 "감찰 결과 보고서에는 이 전 행장이 연임돼선 안 된다는 취지가 명백히 드러난다"며 "민정수석이나 국정원이 금융기관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유죄를 선고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1억4000만원을 임의로 사용한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정부 비판적인 연예인에 대해 비난 공작을 벌인 혐의에 대해선 "당시 사회팀장이었던 추 전 국장은 실무책임자로, 지휘부가 하달하는 지시를 이행할 지 여부 등을 결정하는 재량권이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미화씨 퇴출 문건과 관련해서도 "추 전 국장이 문건 실행을 지시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게 한 '블랙리스트'에 개입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당시 업무 진행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지위에 있는 등 실질적으로 관여한 바가 없다"며 "일부 보고를 받았다고 해도 이는 소극적인 보고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에 대해 "국정원의 정보 수집·배포 업무는 국가 안전 보장을 위한 것인데도 이 목적에서 벗어났다"며 "직권을 남용해 사찰 대상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국정원 업무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했으며 특수활동비를 목적과 무관한 곳에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에 대한 사찰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고,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의 사찰도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업무상 횡령도 이병기 전 국정원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