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시네마 빔프로젝터. /사진=LG전자 |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홈족’이 늘고 있다. 단순히 지출을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나만의 공간에서 힐링하기 위해서다. 홈족이 증가함에 따라 홈퍼니싱, 홈술, 홈브루잉, 홈카페, 홈트레이닝 등 다양한 시장이 만들어졌다. 아예 집에서 창업까지 한다. 기업들도 홈족을 타깃으로 삼고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 수립에 분주하다. <머니S>는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자리잡은 홈족문화를 조명하는 한편 이들이 창출한 다양한 시장을 살펴봤다. 더불어 홈족을 겨냥한 기업의 사업전략과 홈창업 사례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최근 ‘홈족’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산업계도 이들을 겨냥하는 제품 출시에 나섰다. ‘나 혼자 산다’를 넘어 ‘집에서 산다’는 생활상이 자리잡았다. 이들 홈족은 바깥 출입을 줄이는 대신 집에서 대부분의 여가는 물론 소비활동까지 해결한다. 이들은 굳이 밖에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 살아가는 신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낸다. 하루종일 머무는 집안을 카페나 술집, 영화관 콘셉트로 꾸미는 홈족도 늘었다. 홈족 트렌드를 뒷받침하는 맞춤형 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모든 걸 집에서… ‘홈족’ 트렌드
오픈마켓인 이베이코리아의 옥션이 최근 발표한 ‘2019년 쇼핑 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가·소비 등의 경제활동을 집안에서 해결한다는 뜻의 ‘홈코노미’(home+economy)가 10대 쇼핑 키워드에 들었다.
각 세대 취향과 소비 행태, 가치관 등을 반영한 이번 조사에는 홈코노미와 함께 ▲하비슈머 ▲콘텐츠 크리에이터 ▲젠더리스 ▲뉴트로 ▲홈밀 ▲케어푸드 ▲스탠딩워크 ▲에코 패키징 ▲업사이클링 패션 등이 키워드로 포함됐다.
홈족이 늘면서 ‘나 혼자 산다’를 넘어 ‘집에서 산다’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았다. 집은 이제 단순히 주거공간이 아닌 여가·소비활동과 사회생활까지 영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했다.
홈족이 늘자 기업들도 다양한 신제품 출시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홈족은 집 한켠에 운치 있는 카페를 차리거나 홈바 등을 설치해 술집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 사운드 빵빵한 영화관을 꾸미는 홈족도 적지 않다. 이런 공간연출을 위해서는 가구, 식기, 커피·수제맥주머신, 홈시어터 가전 등을 갖춰야 한다.
| 홈카페 가구. /사진=코이노 |
식음료업계도 홈족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집에서 삼시세끼를 해결하는 홈족에게 빠르고 간편하지만 든든한 한끼를 제공하는 데 한창이다.
최근 편의점 도시락과 가정간편식은 다양하면서도 간단한 조리방법으로 판매량이 크게 느는 추세다. 2010년 7700억원 규모였던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은 2017년 3조원까지 성장하며 연평균 2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편의점 도시락 매출도 '편도족' 출현에 힘입어 지난해 3500억원 규모를 기록하며 2017년 2500억원 대비 1000억원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가정간편식이나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이용자가 늘어난 것은 1인가구뿐만 아니라 홈족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도시락 외에도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레이닝족이 간편하게 식단조절을 할 수 있도록 영양을 고려한 건강식도 있다.
비타민이 풍부한 검은콩이 들어간 푸르밀의 ‘검은콩 우유’나 운동 전후 단백질 섭취를 돕는 롯데제과의 ‘곡물 쿠키’,설탕 대신 천연 감미료를 사용해 당 섭취 부담을 낮춘 CJ제일제당의 저칼로리 ‘워터젤리’ 음료 등이 홈족에게 인기다.
| 수제맥주 머신 홈브루. /사진=LG전자 |
집에서 커피와 디저트도 즐길 수 있다. 커피전문점 못지않은 고품질 커피를 취향대로 즐길 수 있는 이른바 홈카페족을 겨냥한 제품 덕분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11조원을 돌파했으며 커피 수입량도 세계 7위다. 커피 소비가 늘어난 만큼 홈카페 시장도 큰 폭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집에서 커피머신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2014년 35%에서 2017년 47.2%로 증가했다.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업계에서는 홈족의 홈카페 연출을 돕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다. 한국야쿠르트의 ‘핫브루 by 바빈스키 액상스틱’은 로스팅한 원두를 고온에서 빠르게 추출해 원액을 소포장한 커피다. 액상 제형이라 소비자 입맛에 따라 물이나 우유를 더해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등으로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캡슐커피 브랜드인 네스카페 돌체구스토는 지난해 새 커피머신 ‘인피니시마’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메뉴얼 시스템을 갖춘 커피머신으로 캡슐 추출 시 물의 양을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어 취향에 따라 커피 맛 조절이 가능하다.
이밖에 롯데주류는 187㎖, 200㎖, 375㎖ 등 다양한 소용량 와인 60여종을 선보였고 오비맥주는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250㎖ 소용량 카스 ‘한입캔’을 출시했다.
LG전자는 누구나 손쉽게 집에서 수제맥주를 만들 수 있는 캡슐맥주 제조기인 ‘LG홈브루’(homeBrew)를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 2019’에서 공개했다.
| 꽃꽂이 실내인테리어 강좌. /사진=신세계백화점 |
가구업계에서는 홈족이 직접 집 내부를 인테리어 할 수 있는 아이템도 선보였다. 독일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코이노는 가족들이 마주보고 앉아 대화를 나누면서 식사 및 티타임을 즐길 수 있도록 다이닝 소파와 터치테이블을 선보였다.
프렌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르쿠루제는 ‘소르베 컬렉션’ 라인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셔벗 등 홈카페 및 홈디저트 메뉴의 냉기를 오랫동안 지속시켜 주는 아이스크림 콘셉트로 세련된 디자인을 갖춰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인 식기다.
신세계백화점은 겨울학기 문화센터 강좌에 인테리어 관련 수업을 대폭 늘렸다. 이들 강좌는 2008년 7조원에서 2016년 12조5000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커졌고 오는 2023년에는 1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홈퍼니싱 시장을 겨냥한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열린 국제 영상가전 전시회에서 6개상을 받은 QLED 8K TV(Q900R 시리즈), LG전자는 CES 2019에서 4K UHD 초단초점 빔프로젝터를 공개해 집에서 영화를 즐기는 홈족을 위한 홈시네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휴일에도 외출 대신 집에만 머물며 생활하는 홈족 확산은 가전업계와 식음료업계, 가구업계 등에게는 또다른 비즈니스 기회"라며 "반면 여행·레저산업과 외식산업 등은 상대적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5호(2019년 1월15~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