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진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진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내외신 기자 200여명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단 질의응답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 제2차 북미정상회담 전망 등 외교안보 현안과 최저임금 논란, 지방분권, 사회적 대타협, 경제활성화 방안, 청와대 개편과 개각 등 주요 국정현안이 두루 언급됐다.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별도 진행자 없이 문 대통령이 직접 사회자로 나서 내외신 기자 중 질문자를 직접 지목하는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지난해 신년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사전에 질의할 기자를 정해놓지 않은 채 질문지 없는 즉석 질문이 오갔다. 

한시간가량 진행된 질의응답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지난 20개월 동안 가장 큰 성과와 제일 아쉬운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앞으로 40개월은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적대적이었던 남북관계를 평화와 협력의 관계로 전환한 게 큰 성과다. 아쉬운 점은 고용지표가 부진했다는 점이다. 다만 정책 기조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조는 유지하면서 부족한 점을 충분히 보완해서 고용지표에 있어서도 작년하고는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어떻게 평가하나.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등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이다. 곧 북미 고위급 협상 소식을 듣지 않을까 기대한다. 김 위원장의 답방은 실현될 것이라 믿는다. 다만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연계된 만큼 그 후에 답방이 추진되지 않을까 싶다. 북한 지도자가 서울을 방문하는 것이 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남북관계에 대단히 중요한 대전환의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여부로 보인다. 대북제재의 해결을 위해 어떤 순서로 북한과 미국이 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북미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대북제재를 해소하려면 북한이 실질적인 조치를 과감히 취할 필요가 있고 우리도 그에 대한 상응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1차보다 분명하고 구체적인 합의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 한반도의 비핵화가 이뤄질 경우 주한미군과 주한미군의 전략자산은 어떻게 되나.

▲과거에도 북한과 비핵화 합의가 있었지만 번번이 파기됐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말하는 비핵화는 미국이 말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다를 것이다’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의 정상을 직접 만나 ‘국제 사회가 요구하는 비핵화와 전혀 차이가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김 위원장도 비핵화 문제와 주한미군의 주둔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주한미군은 한국과 미국의 동맹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한미 양국의 결정에 달려 있는 문제이고 남북 또는 북미 간 종전선언이 이뤄진 후에 생각할 문제라는 점을 김 위원장도 잘 이해하고 있다.

-중국은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했는데 앞으로 중국의 역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지금까지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단히 도움을 주는 긍정적 역할을 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으로 시진핑 주석은 2차북미정상회담의 성공에 긍정적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를 보냈는데 대통령은 어떤 내용을 담아서 답장을 보냈는지. 또 김 위원장이 신년사로 다자협상 카드를 제안했는데 종전선언, 평화협정은 어느 시기에 어느 주체와 함께할 것으로 생각하는지.

▲남북이 친서를 주고받을 때는 특사가 직접 전하는 경우 외에는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지난번에 받은 친서는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대단히 성의 있는 친서였고, 답방하지 못한 것에 간곡한 양해를 구하는 등 좋은 내용이 담겼다. 저도 성의를 다해서 친서 답문을 보냈다. 더 구체적인 내용 알릴 수 없는 점은 양해를 구한다.

남북이 54년도에 정전협정을 맺을 때 평화협정도 예정됐다. 그러나 정전협정만 체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못한 채 수십 년 세월이 흘러왔다. 비핵화의 끝단계에 이르면 평화협정이 체결돼야 하고 평화협정에는 전쟁에 관련된 나라가 함께 참여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평화협정은 당연히 다자적인 구도로 가게 되고 협정 이후에도 평화를 담보하기 위해 다자적인 체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고용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진단을 듣고 싶다.

▲많은 분이 고용악화의 원인을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말하는데 그 부분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제조업들이 오랫동안 부진을 겪고 주력 제조업에서 계속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다. 제조업이 부진을 겪으니 그것을 둘러싼 서비스 사업도 함께 어려워지는 현상을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듯이 제조업 혁신으로 제조업을 다시 살리겠다.

고용지표에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전반적으로 가계소득이 높아졌고 상용직과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어났다. 또 최근 청년고용이 개선된 점을 보였다.

-지역 활력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생각하는 원칙이 있는지.

▲지역활력 프로젝트는 지방정부가 사업을 주도적으로 계획하면 중앙정부가 타당성을 따져본 뒤 지원하는 형식인데 사업계획이 무르익었다고 생각되면 그 지역을 방문해 사업내용을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서 지역의 대규모 공공인프라 사업을 추진해야 되는데 서울·수도권 지역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쉽게 통과하는 반면 지역은 인구가 적어 예타를 통과하기 어렵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구한 방법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인데 무분별하게 면제할 수는 없으니 엄격한 기준을 세운 뒤 광역별로 우선순위를 정해 한건 정도 선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계가 ‘노동정책 후퇴’라고 지적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고,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노력을 기울이는 점을 노동계가 인정해줘야 한다. 노동자의 임금이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 때문에 우리 경제가 어려워지면 일자리가 줄어드는 고통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노동조건의 향상을 사회가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4차 산업분야에 있는 기업인들 10명 중 7명은 높은 규제장벽 때문에 정부의 4차산업정책에 50점을 준다. 정부가 4차 산업을 키우려고 하는 걸 체감할 만한 구체적인 방법을 갖고 있는지.

▲규제 혁신으로 길이 열리는 면이 있지만 그 규제를 통해 지키려던 가치는 풀어지기 때문에 항상 가치관의 충돌이 생기고 이는 이해집단들의 격렬한 대립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어느 한쪽으로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카풀 때문에 겪는 사회적 갈등이다. 이처럼 생각이 다른 분들이 사회적 타협을 이룰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 규제가 풀림으로써, 규제를 통해서 입는 피해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을 하겠다.

-현재 정부의 스타트업 자금 지원 대상은 40세 미만이다. 스타트업 자금 지원 관련 연령제한을 없애거나 연령을 확대할 계획이 없는지.

▲청년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한 스타트업도 중요하지만 시니어들이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갖게된 노하우를 활용한 스타트업도 중요하다. 새해부터는 시니어 창업 및 스타트업이나 주니어와 시니어가 함께하는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해 실질적인 방법과 지점, 시기 등을 설명해줄 수 있나.

▲남북경협은 그동안 ‘퍼주기’ 오해가 많았다. 그러나 우리가 제대로 했던 남북경협을 개성공단이라고 보면 당시 북한보다 우리나라 경제와 기업의 이익이 훨씬 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 제재가 풀리면 중국을 비롯해서 여러 국제 자본들이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경쟁적으로 북한에 들어갈 수 있다. 한국도 그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며 제재 완화 이후 북한 진출을 준비해야 한다.

고도성장이 불가능한 현 시점에서 남북경협이야말로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기적인 동력이 될 것이다. (남북 경협은) 우리에게 예비된 축복이다.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남북 교류가 활발한 시절에는 지자체별로 남북 협력 사업이 있었고 사업 추진을 위한 기금이 지자체별로 사용됐다

-지금 한일 관계는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전날(9일) 일본 정부가 한일 청구권 협정에 기반해서 한국 측에 합의를 요청했는데 어떠한 대응을 고려하는지.

▶이것은 한국 정부가 만들어낸 문제가 아니다. 과거에 불행했던 역사 때문에 만들어지는 문제로 일본 정부가 거기에 대해 조금 더 겸허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 일본정부나 정치인 지도자가 문제를 더 논란거리로 만들고 확산시키고 나가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다. 물론 그런 문제가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져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훼손하는 건 옳지 않으므로 한일 양국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여성들이 사회를 안전하게 느끼고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어떤 조취를 취할 것인지.

▲새 정부 들어서 고위공직에 여성들이 더 많이 진출하도록 하고 여성들이 겪는 유리천장을 깨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년 여성고용률이 높아졌다. 또 출산 휴가, 육아휴직 등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진전이 있었다. 앞으로도 성별의 차이가 불편과 고통을 주지 않도록 모든 성이 함께 평등하게 경제·사회활동을 하는 나라를 위해 노력하겠다.

-대통령이 권력과 언론 간의 관계는 건강한 긴장 관계여야 한다고 말했는데 최근 현직 기자가 사표가 수리가 된 지 이틀도 안 돼서 권력의 중심에 들어왔다. 이 부분이 반복되면 언론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비판을 받아들이겠지만 장점이 더 많은 인사라고 생각한다. 아주 공정한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다해온 분들은 공공성을 살려온 분들이다. 공공성을 제대로 살려야 할 청와대로 와서 청와대의 공공성을 잘 지킬 수 있다면 좋은 인사라고 생각한다.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비판적인 관점을 제공받을 수 있다. 과거 일부 언론에서 ‘권언유착’이 있었지만 지금 정부에 권언유착은 전혀 없다고 자부한다. 모든 인사에서 흠결을 지적할 수 있지만 대통령의 욕심은 청와대에 가장 유능한 사람들을 모시고 싶고 청와대의 정신이 늘 긴장하면서 살아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