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페리얼뉴디자인/사진제공=페르노리카코리아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임페리얼뉴디자인/사진제공=페르노리카코리아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임페리얼’, ‘발렌타인’으로 유명한 위스키 명가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연거푸 쓴잔을 들이켜고 있다. 실적악화만 해도 부담인데 성희롱, 고배당 문제에 이어 노사갈등까지 더해졌다. 급기야 주력 브랜드 임페리얼을 매각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등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프랑스 위스키회사인 페르노리카는 2000년 한국에 진출한 후 ‘임페리얼’로 국내 위스키 시장을 석권했다. 하지만 2009년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에 밀려 2위로, 2016년엔 저도주를 내세운 국산 위스키업체 골든블루에 밀려 3위로 추락했다.

◆‘임페리얼’ 팔고 대규모 구조조정


장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는 1월22일 본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 매각과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임페리얼은 1994년 국내 최초로 스카치 위스키 ‘임페리얼 12’를 선보인 위스키 브랜드다.

장투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대로 가다간 18개월 내에 적자가 날 것”이라며 “제3의 회사로 임페리얼 판권을 넘기고 생존을 위해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2월1일까지 희망퇴직을 받아 현재 정규직 221명 중 127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영업 150명→52명 ▲마케팅 19명→13명 ▲파이낸스&IT 41명→18명 ▲HR&홍보 7명→5명 ▲법무팀 2명→3명으로 조정한다.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위로금은 회사 단체협약에 준하는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최대 36개월치 임금지급이 가능하다.


장 투블 페르노리카 코리아 사장/사진=뉴스1 민경석 기자
장 투블 페르노리카 코리아 사장/사진=뉴스1 민경석 기자
임페리얼의 새 주인은 ‘드링스 인터내셔널’이다. 페르노리카는 전국 주류 도매상에 보낸 공문을 통해 “3월1일부터 임페리얼 브랜드 위스키 사업의 영업과 판매활동은 드링스 인터내셔널을 통해 진행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드링스 인터내셔널은 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가 신설한 법인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 37년간 위스키 전문가로 활약한 베테랑으로 국내 위스키 업계의 ‘대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동안 두산씨그램, 진로발렌타인스, 페르노리카코리아, 골든블루,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등을 거치며 다양한 신제품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이에 따라 향후 임페리얼은 김 대표가 이끄는 드링스 인터내셔널에서 담당하고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발렌타인과 앱솔루트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에 주력할 방침이다. 임페리얼이 현재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인건비와 투자비 등을 줄여 이익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보다 효율적인 조직과 새로운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해 소비자 중심의 회사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번 조직 변화로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는 직원들을 위해 최선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스키 불황 장기화… 매출 반토막

페르노리카의 이 같은 결정은 국내 위스키 시장의 불황과 무관치 않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전년 대비 6% 가량 줄어든 149만2459상자. 2008년 284만상자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비틀대는 페르노리카코리아, 연거푸 ‘쓴잔’
임페리얼 매출만 놓고 봐도 그렇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매출은 2015년 1191억원에서 2016년 998억원, 2017년 820억원으로 매년 줄어들었고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39%에서 48%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경기침체와 음주문화 변화로 회식이 사라진데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고급 술자리와 접대문화가 크게 줄어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위스키 핵심 판매처였던 유흥주점 소비가 축소되고 독주 대신 저도주를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 변화도 한몫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시장이 10년 가까이 마이너스성장을 하고 있는데다 임페리얼 존재감도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 호황기가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낮아 회사측 입장에서도 단순한 몸집 줄이기가 아닌 특단의 경영조치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전 배당금 두둑히 챙겨

페르노리카코리아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임페리얼 매각을 두고 노사 합의는커녕 통보조차 안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본사는 매각 전 과도한 배당금도 챙긴 것으로 드러나 먹튀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계속된 실적 악화에도 지난 3년간 ‘페르노리카코리아 임페리얼’ 법인의 배당금은 458억5000만원에 달한다.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 본사 ‘앨라이드 도메크’(Allied Domecq)가 모두 챙겼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48억9000만원으로 급감했지만 배당금은 115억원을 챙겨 35억원의 당기 순손실이 발생했다. 영업이익의 두배가 넘는 돈을 배당으로 챙긴 셈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노동조합과 어떠한 협상도 없이 사전에 도매장 사장들에게 매각 사실을 통보했고 명분이 없는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면서 “이는 노사합의를 깨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전 조합원 쟁의행동 결의를 계획하는 등 한국 직원 생존권 사수를 위해 투쟁할 예정이다.

아울러 노조는 지난해 제기된 페르노리카 임원의 성희롱 및 인신모독성 ‘갑질’ 의혹과 관련해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부당노동행위 사실을 인정,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람잘날없는 페르노리카코리아를 바라보는 위스키업계 눈초리도 싸늘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스키 시장이 안 그래도 어려운데 페르노리카가 늘 구설에 올라 더욱 부정적인 상황”이라며 “사실 이번 매각도 이미 배당으로 다 챙겨간 후 판권을 넘기고, 결국 그 고통은 모두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구조 아니겠냐”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설합본호(제577호·5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