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임한별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임한별 기자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주식 전량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는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산은과 현대중공업은 조선통합지주를 공동 설립하고 지주사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비롯 삼호중공업, 미포조선을 거느리는 구조다. 다만 삼성중공업도 대우조선 매각에 동일하게 제안해 한달간 검토기간을 가진 후 최종 인수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산은은 31일 이사회에서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 주식 전부를 현대중공업 앞 현물출자하는 내용이 포함된 기본합의서 체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현재 대우조선의 지분 5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산은은 현대중공업과 먼저 협의를 진행했고 주식의 현물출자와 대우조선에 대한 유상증제를 협상 조건으로 내걸어 합의에 이르렀다. 산은은 보유한 대우조선 주식 5973만8211주를 전량 통합법인에 현물출자하고 전환상환우선주(RCPS)와 보통주를 신주발행하는 방식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통합법인을 출범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일반적인 M&A와 달리 산은이 보유한 대우조선 지분의 현물출자와 인수자의 대우조선 앞 유상증자 등이 복합된 복잡한 거래 구조를 띠고 있어, 공개매각 절차로 거래를 추진하기는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조만간 삼성중공업과 접촉해 인수 의향을 타진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산은으로부터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해 제안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제안서를 받았기 때문에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걸 회장은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제안서를 접수하면 현대중공업 조건과 비교해 최종 인수자를 결정할 것"이라며 "삼성중공업이 포기할 경우 3월8일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경우에 따라 본계약 일정이 3월8일 이전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2008년부터 대우조선 매각을 추진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가 선정됐지만 2008년 전 세계를 덮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한화는 이듬해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해운·조선업황 침체로 2010년대 중반부터 실적이 악화됐고 산은이 2조6000억원, 수출입은행이 1조6000억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해 기사회생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업계는 빅3에서 빅2 체계로 개편된다. 업계에 따르면 클락슨리서치 기준 지난해 말 수주잔량 1위는 1만1145CGT를 보유한 현대중공업그룹이다. 2위는 대우조선해양으로 5844CGT다. 두 회사의 수주잔량을 합치면 1만6989CGT로 3위인 일본 이마바리(5253CGT)보다 3배 많고 5위 삼성중공업(4723CGT)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