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가 1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김이재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부품사 노동자 보호와 원청교섭,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에 나선다. 오는 20일과 21일 부품사 및 완성차 노동자의 교차 파업으로 연이틀 자동차 공급망 자체를 멈춰 세워 정부를 비롯한 현대차그룹 등에 요구안을 관철한다는 계획이다.

금속노조는 1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노조 지부장 등이 참석해 ▲부품사 노동자 보호를 위한 노사정 협의체 구성 ▲원청교섭 성사를 위한 적극적인 행정 집행 ▲소득 공백 없는 정년 연장 등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내일부터 이틀 동안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에 돌입한다. 20일엔 자동차 부품사와 현대차그룹 계열사, 자동차 업종 원청교섭 제기 단위가 교대근무조 4시간 이상씩, 21일엔 완성차 단위가 교대근무조 6시간 이상씩 파업을 벌인다. 금속노조가 추산하는 파업 참여 인원은 약 8~9만명이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자동차 한 대에는 2만에서 3만개의 부품이 들어가고 단 하나의 핵심 부품 공급이 끊겨도 완성차 공장 생산 전체가 멈춘다"며 "이 점은 이번 파업을 통해 똑똑히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완성차와 부품사 연계 산업 정책을 단순 하도급 거래가 아닌 '전략적 운명 공동체'로 보고 이에 맞는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부품사 노동자들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대차그룹이 원청교섭에 나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울산공장 1·4공장 재건축에 따른 물량 재편과 해외 공장 생산 확대에 따른 국내 생산 물량 변화 등으로 부품 및 협력사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이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기호 금속노조 울산지부장은 "부품사와 협력사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 등 현대차가 실질적인 결정권을 행사하는 문제를 교섭을 통해 해결하려 했지만 현대차는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는 정년 연장을 위한 정책 마련과 제도화를 촉구했다. 법정 정년을 조속히 65세로 상향하고 임금 삭감이나 고용 불안 없는 '숙련 노동자의 계속고용'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과 공장 자동화, 로봇 도입 등은 완성차 노동자의 고용 총량을 위축시킨다"며 "숙련 노동력이 줄어들면 국내 제조업의 생산 경쟁력과 위상도 떨어질 수 있어 우선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성호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장 역시 "매년 2000명의 노동자가 정년을 맞아 현장을 떠나고 있다"며 "정년 연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역설했다.

이번 공동 파업으로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완성차 업계 전반의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속노조는 파업 이후에도 사측의 전향적인 안이나 정부의 응답이 없을 경우 오는 25일 추가 파업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생산라인 가동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자동차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