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전세계 소녀팬을 열광시킨 그룹 방탄소년단(이하 BTS)을 배출한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6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제73회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방시혁. 전세계 소녀팬을 열광시킨 그룹 방탄소년단(이하 BTS)을 배출한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6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제73회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프로듀서 방시혁이 상식적이지 않은 음악 산업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시혁은 오늘(26일) 오후 2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9학년도 제 73회 서울대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맡았다. 

방시혁은 졸업생들과 마주하고 "모교의 축사를 한다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이 고민했다. 지루한 '꼰대'의 이야기가 되지는 않을까, 내가 해줄 말이 있을까 싶었다"면서도 "내 자랑을 조금 해보려고도 한다"고 유쾌하게 입을 열었다.


방탄소년단이 '유튜브 시대의 비틀즈'로 평가받으면서 빅히트는 유니콘 기업으로 커 나가고 있는 가운데, 방시혁은 "내가 야심을 품고 차곡차곡 이뤄낸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아니다. 내가 어떻게 음악을 직업으로 삼고, JYP엔터테인먼트를 나와 빅히트를 설립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특별한 꿈을 꾸지 않았다. 꿈은 없지만 오늘의 나를 만든 에너지의 근원이 뭔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불만과 분노였다"고 말했다.

그는 "최선을 택하는 무사 안일에 분노했고 적당한 선에 끝내려는 타협에 화가 났다. 최고의 컨텐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명으로 타협없이 하루하루 마지막인 것처럼 달려왔다. 태생적으로 그런 사람이기도 하지만, 음악으로 위로받고 감동을 느끼는 팬들과의 약속을 배신할 수 없어서였다. 그렇게 달려오는 동안에도 분노할 일들은 참 많았다. 엔터산업이 처한 상황은 상식적이지 않았고, 그것들에 분노하고 불행했다"고 말을 이었다.

21년째 이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는 방시혁의 분노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했다. "K팝을 사랑하고 세계화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팬들은 '빠순이'로 불린다. 아이돌을 좋아한다고 떳떳하게 말하지도 못한다. 아티스트들은 근거 없는 익명의 비난에 힘들어하고 상처받는다. 피, 땀, 눈물의 결실인 컨텐트는 저평가 받거나 부당하게 유통돼 부도덕한 사람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분노 속에서도 방시혁은 "행복을 느낄 때가 있다. 우리 회사가 하는 일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특히 우리의 고객인 젊은 친구들이 자신만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산업적으로는 음악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 그 변화를 나와 우리 빅히트가 이뤄낼 때 가장 행복하다"면서 "꿈을 꿔서 이뤄낸 것이 아니다. 세상에 대한 불만과 분노로 변화를 이끌었고 행복으로 돌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스스로 무엇이 행복한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남이 만들어 놓은 목표와 꿈을 무작정 따른다면 결국 좌절하고 불행해질 것이다. 사회에 나와 어떤 길을 선택하건 무수한 부조리와 몰상식이 존재할 텐데, 여러분도 방시혁처럼 분노하고 맞서 싸우기를 당부한다. 그래야 문제가 해결되고 변화한다"며 맞서 싸울 용기를 졸업생들에 심어줬다. 자신 또한 "상식이 통하고, 음악 컨텐트가 정당한 평가를 받는 그날까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고 출신인 방시혁 대표는 1991년 서울대 미학과에 입학했다. 1994년 제6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받으며 음악계에 발을 내딛은 그는 다수의 발라드 히트곡 작곡가로 활동했으며 2005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월드스타 방탄소년단을 키워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