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교도소에 복역중인 무기수 김신혜씨. /사진=뉴스1 DB |
친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9년째 복역 중인 김신혜씨(41)의 재심이 열린다. 복역 중인 무기수가 재심 결정을 받은 건 사법 사상 처음이다.
5일 광주지법 해남지원 등에 따르면 6일 오후 4시 김씨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이 비공개로 진행된다. 공판준비기일은 향후 공판 진행을 위해 검찰과 변호인이 미리 쟁점사항을 정리하고 증거조사방법 등에 대해 논의하는 절차다.
이른바 '김신혜 사건'은 지난 2000년 3월7일 오전 5시50분께 전남 완도군 정도리 한 버스정류장 앞에서 50대 남성이 숨진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부검에서는 혈중알코올농도 0.303%와 함께 수면유도제 성분인 독실아민이 13.02㎍/ml 검출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술에 수면유도제를 타서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해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이틀 뒤인 9일 숨진 남성의 큰딸 김씨(당시 23세)를 피의자로 체포했다.
김씨는 수면제 30알을 양주에 타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수사 과정에서 아버지 명의로 보험 8개가 가입된 사실이 드러났고 살해계획을 빼곡하게 적어놓은 수첩도 발견됐다. 김씨의 여동생은 김씨가 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해 살해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김씨는 현장검증을 앞두고 "아버지는 나를 성추행하지 않았고 나도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보험금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모집인들을 배려해 가입한 것일 뿐"이라며 자신이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경력을 언급했다. 범행 당시 아버지 이름으로 가입된 보험 8개 중 3개는 이미 해제됐으며 나머지 보험 역시 보험금을 수령하기 위한 가입기간을 채우지 못한 상태였다.
이 같은 의혹에도 1심 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김씨는 고등법원 항소와 대법원 상고를 하며 판결에 불복했지만 각각 기각되면서 2001년 3월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김씨는 복역 내내 무죄를 주장해오다가 지난 2015년 1월에 재심을 청구했다.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은 사건 당시 경찰이 수사기록을 허위로 작성하며 영장 없이 김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뺨을 때리는 등 가혹행위로 자백을 강요한 정황을 확인했다.
결국 지난해 9월28일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김씨 사건 재심 인용결정에 대한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 재심을 개시한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