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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로이터
이쯤 되면 서비스를 제대로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연이은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14일 페이스북은 10시간 넘게 서비스 불능상태에 빠졌다. 페이스북의 자회사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였다. 페이스북은 서비스 불능상태를 경쟁관계에 있는 SNS 트위터를 통해 공지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했다.
전례 없던 최악의 상황 속에서 페이스북이 내놓은 공식 답변은 “서버 설정 변경으로 연쇄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디도스(DDoS) 공격은 아니다. 기다려줘서 감사하다”는 말뿐이었다. 이후 페이스북은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은 채 사건을 일단락짓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9월과 11월에도 비슷한 현상으로 서비스 제공이 원활하지 못했던 전례가 있었는데 개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21일에는 페이스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개인정보 문제가 불거졌다. 이날 사이버보안 전문가 브라이언 크랩스는 보고서를 통해 페이스북의 계정 비밀번호가 시스템 오류로 인해 암호화 장치 없이 상당기간 노출되는 보안장애를 겪었다고 말했다. 대상이 되는 계정은 2억개에서 최대 6억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페이스북의 서비스 운영은 세계 최대의 SNS가 맞나 싶을 정도로 허점투성이다. 개인정보 유출부터 각종 여론 조작 의혹에 연루되는가 하면 서비스 중단을 밥먹듯 한다. 실망한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을 점차 떠나는 실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에디슨리서치가 지난달 6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12세 이상 미국인이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비율은 2017년 67%에서 지난해 62%로 5% 줄었고 올해 들어서는 이마저도 61%로 줄어들며 꾸준한 감소세를 보인다. 사용자 22억명으로 아직 세계 최대의 SNS라는 상징은 지녔지만 안심하기엔 위기 징후가 두드러진다.
특히 12~34세 그룹에서 페이스북 이탈 현상이 눈에 띈다. 2017년 이 연령대의 페이스북 이용자는 79%에 달했지만 올해는 62%로 17%가량 줄었다.
국내에서도 탈페이스북 바람이 거세다.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페이스북 사용자수는 740만명으로 2017년 10월과 비교하면 33%나 줄었다.
이탈하는 사용자만큼 주가도 널뛴다. 지난달 23일 기준 페이스북의 주가는 주당 165.65달러를 기록했는데 주당 가격 217.5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7월 대비 76% 수준이다.
지난해 두차례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은 페이스북에 치명타가 됐다. 지난해 3월 영국의 가디언은 데이터분석회사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페이스북 사용자 8700만명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CA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때 워싱턴 정가에 큰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해커들이 페이스북 사용자의 전화번호와 이메일 등을 무차별적으로 빼돌린 사실이 밝혀졌다. 국내 페이스북 사용자 가운데 3만8000명도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피해를 입었다. 결국 지난해 말 설문조사기업 톨루나의 설문조사 결과 페이스북은 ‘가장 신뢰할 수 없는 IT기업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표류하는 페이스북
미국을 대표하는 4대 인터넷기업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중 하나인 페이스북은 그간 탄탄대로를 걸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35세 억만장자 마크 저커버그는 710억달러(약 80조5000억원), 세계 5위에 달하는 막대한 부를 쌓았다. 페이스북의 직원들은 다른 기업 근로자의 몇배에 달하는 연봉을 받으며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수차례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서 페이스북 신화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광고수입’에 집착하며 화를 자초했다. 심지어 데이터 공유 협약을 맺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150개 업체에 개인 동의 없이 사용자의 친구목록을 볼 수 있는 권한을 주면서 ‘개인정보 장사’를 했다.
가입자가 떠나고 회사가 흔들리면서 직원도 동요하는 모습이다. 통상 IT업계에서는 인재의 유출이 시작되면 회사가 곧 위기를 맞는다는 속설이 있다. 딱 현재의 페이스북이 그 모양이다. 지난해 3월 CA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터지면서 페이스북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1년간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접속 불가 사태도 기업 내에 돌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인재가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어느 산업이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SNS와 플랫폼은 사람이 많이 모일수록 거둬들이는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꾸준한 이용자 이탈은 결국 페이스북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무일푼에서 시작해 기적의 성공신화를 쓴 저커버그의 페이스북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섰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6호(2018년 4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