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누적수익률 40%를 돌파하며 섹터별 펀드에서 승승장구했던 헬스케어펀드가 최근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연구개발(R&D)비용 회계기준 불확실성 등으로 한차례 흔들렸던 헬스케어 업종이 최근 기업별 악재에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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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헬스케어, 악재에 휘청인 3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형주가 포함된 코스피 의약품 지수 역시 3월 초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달 14~15일 검찰수사에 대한 우려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7~8% 하락한 영향이 컸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재상장 관련 거래소 특혜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은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라며 “언제라도 분식회계, 재상장 관련 악재가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라젠은 ‘펙사벡 임상3상 난항’ 루머에 휩싸였다. 지난달 12일 한 매체는 펙사벡 임상3상에 참여 중이라는 대학병원 교수의 말을 빌려 임상에 문제가 많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회사측은 곧바로 사실무근이라고 대응했지만 다음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가량 떨어졌다.

한미약품의 경우 지난달 15일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이 글로벌 혁신신약(First-in-Class)으로 주목받던 호중구감소치료제 ‘롤론티스’에 대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신청을 자진취하했다고 공시했다. 한미약품은 스펙트럼이 FDA가 요청한 자료를 보완해 수개월내 ‘생물의약품 허가신청’(BLA)을 다시 하겠다고 설명했지만 승인시점 지연 우려가 부각됐다. 이후 한미약품 주가는 4거래일(18일~21일) 연속 약세를 보이며 약 5.5% 하락했다.

더불어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업체 차바이오텍은 까다로워진 회계감사에 발목이 잡혔다. 차바이오텍은 감사보고서 제출일 하루 전인 지난달 20일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 재무제표에 대한 재작성 지연으로 제17기 감사절차가 지연됐다”며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강화로 연결대상 기업 변경을 반영하면서 시간이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차바이오텍은 전 거래일 대비 10.40% 급락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실적시즌이 지나 비실적 시즌에 진입하면서 의료기기 업종과 중소제약업체는 당분간 주가가 횡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적시즌 후 불확실성 해소와 해외 학회 등 모멘텀이 소멸되며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서 언급된 기업 대부분이 헬스케어펀드(ETF포함) 주요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헬스케어펀드(26일 기준, 22개)는 최근 6개월간 –12.5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바 핵펀치' 버텨내니 또… 휘청이는 '헬스케어'

◆투심악화에도 ‘리밸런싱’ 힘든 환경
자산운용사별 펀드운용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을 담은 펀드는 부진했지만 글로벌 헬스케어 섹터에 투자한 헬스케어펀드는 비교적 선방했다.

가장 저조한 모습을 보인 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인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미래에셋TIGER200헬스케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다. 이들 펀드는 최근 6개월간 각각 –21.21%, -20.1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은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KRX 헬스케어 지수를 추종한다. 주요 포트폴리오에서는 셀트리온 비중이 가장 높고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신라젠, 한미약품 등을 담고 있다.

이어 미래에셋TIGER200헬스케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의 추종지수는 코스피200 헬스케어지수이며 주요 포트폴리오 비중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가장 높다. 이외에 셀트리온, 한미약품, 유한양행, 한미사이언스 등이 포함됐다.

반면 글로벌 헬스케어 섹터에 투자한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월드헬스사이언스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은 이 기간 –1.05~-0.40%(A, C1, C-e, C-w)의 손실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 펀드는 자산총액 50% 이상을 투자하는 재간접투자신탁(Fund of Funds)으로 자산총액 최대 100%까지 블랙록 글로벌 펀드(BGF)에 속한 ‘BGF 월드 헬스사이언스 펀드’ 집합투자증권에 투자해 장기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또한 원달러 환율변동에 의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환헤지를 실시한다.

BGF 월드 헬스사이언스 펀드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 일본, 중국 등 최소 9개국 이상의 글로벌 헬스케어 주식에 투자하며 헬스케어용품, 제약, 헬스케어 서비스 등 다양한 종목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평균 –4.93%의 손실을 기록한 한화글로벌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주식)은 건강관리, 헬스케어 등과 관련된 외국주식을 주된 투자대상으로 하는 모투자신탁에 주로 투자한다. 자산의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고 종목선정을 통해 비교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특히 한화자산운용은 이 펀드를 헬스케어 섹터 전문운용사(Sectoral Asset Management)에 위탁운용해 위험부담을 줄였다.

이러한 글로벌 헬스케어 섹터 장점이 부각되자 제약·바이오업종에 집중된 국내 헬스케어 섹터를 담은 포트폴리오의 경우 다양성이 부족해 투자위험 부담과 시장변동성 대응에 취약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헬스케어 섹터에 투자하는 펀드는 투자위험을 회피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투자위험을 분산시키는 방법으로 운용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국내 헬스케어 섹터 펀드의 경우 중첩된 악재로 인해 투자심리가 악화됐음에도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6호(2019년 4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