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사진=SBS 제공
그것이 알고싶다/사진=SBS 제공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의 제보자가 16년 만에 등장해 수사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오후 방송된 SBS 시사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에서는 16년 전 실종된 여중생사건을 다뤘다. 하지만 범인은 어떠한 증거도 남기지 않아 수사가 미제로 남아있었다.

범인의 행동 중 의문인 것은 엄양의 유품 중 노트에 이름 부분이 찢어진 채 발견됐다는 점이다. 가방에 있던 물건 모두 이름부분이 찢겨진 채 발견됐다. 이에 프로파일러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한 가까운 지인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매니큐어를 바르고 여중생의 유품에서 이름만 찢어서 가져간 것을 성도착증 환자의 증상 중 하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알' 제작진은 포천의 한 마트에서 빨간 매니큐어를 사간 한 남자를 기억한다는 당시 점원과 인터뷰했다. 범인은 "언니 어느색이 더 진해요? 라고 물으며 매니큐어를 사갔다"고 증언하면서 "마트에서 일하면서 남자가 매니큐어를 사가는 건 처음봤다"고 말했다.

엄양이 사라질 당시 낯선 흰색 차량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있었고 경찰은 엄양이 이 차량에 납치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대적인 수사를 펼쳤지만 끝내 유력한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결국 엄양의 사건은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이후 지난 3월 ‘그것이 알고 싶다’에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당사자는 엄양과 이웃한 마을에 살던 한모씨였다. 한씨는 엄양이 실종되기 일주일 전 끔찍한 사건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한씨는 저녁 무렵 걸어서 귀가하던 중 낯선 흰색 차량이 다가와 동승을 권유했다고 했다. 한 차례 거절했지만 결국 동승하게 됐고 도착지에 다다라 내려달라고 하자 운전자는 문을 잠근 채 계속 운전했다. 달리는 차 문을 억지로 열고 죽음을 각오하고 탈출한 한씨는 운전자의 인상착의와 특징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남자 손이 매우 하얗고 손톱이 깔끔했다. 꼭 투명 매니큐어를 칠한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번호판을 봤지만 숫자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사건을 겪은 뒤 일주일 뒤 ‘엄양을 찾는다’는 현수막을 보곤 ‘아 그 사람이구나’하고 생각했었다고 한 한씨는 범인이 잡히겠지 싶은 생각에 제보하지 않았다고 했다.

16년이 지난 후 한씨는 “아이 부모님을 생각하면 미안했다”며 “그분들께 마지막 어떤 중요한 단서를 줄 수 있다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용기를 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제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한씨의 설명에 따라 용의자의 몽타주를 그렸고 한씨는 이를 보고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씨는 최면수사를 통해 차량번호가 “경기 735*”이라고 기억했다. 또 인근 공업사에서 나와 자신을 따라왔다는 기억도 떠올렸다.

한편 제작진은 제보자 한씨가 등장하면서 더 많은 제보가 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경기북부경찰청 이재원 강력계장은 “미제사건이 된 것은 단서나 돌파구를 발견하지 못해서”라며 “어떤 제보라도 해주면 고맙다. 제보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단서다. 연관성을 정확하게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