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자체가 3년간 48조원을 투입해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나선다. 주52시간 시대에 걸맞게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에 따른 조치다. 문화와 복지 시설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기본적인 일상 생활에 품격을 더하겠다는 얘기다.
최근 워라벨(Work & Life Balance)로 표현되는 이른바 ‘저녁이 있는 삶’은 인간의 기본 가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워라벨은 얻는 것이 많은 만큼 잃는 것도 많다. 가족 간의 대화, 육아 문제, 가정의 행복 등 공동체적 삶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연봉, 직장에서의 승진 등 개인적인 욕구는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한다.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결국 ‘돈 없는 저녁’이 되면 행복을 얻기 어렵다.
워라벨이라는 이상세계가 실현되려면 복지와 인간의 기본적인 삶의 조건인 기본소득 둘 다 해결되어야 가능하다.
유교권인 우리나라에도 대동사회(大同社會)라는 이상세계 개념이 있었다. 대동(大同)은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희망을 반영한 것으로, 역사적으로도 일제강점기인 1919년 3월 말에 서울에서 조직된 비밀 항일결사조직인 ‘대동단(大同團)’, 조선 선조 때 정여립(鄭汝立)이 조선의 신분제 사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만든 ‘대동계(大同契)’, 광해군 즉위년(1608년)에 경기도에 시범실시 했다가 전국으로 확대된 ‘약자를 위하는 세법’이라는 ‘대동법(大同法)’에서 그 쓰임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대동사회’라는 이상적 사회를 동양 유학사회에 제시한 인물은 공자(孔子)였다. 예기(禮記)의 예운(禮運) 편’에 따르면 공자가 지금의 산동반도에 있던 노(魯)나라에서 국가제사에 참여하고 난 후 성문 위에서 쉬면서 탄식을 하고 있을 때 제자 자유(子游)가 그 까닭을 묻자 공자는 “대도(大道)가 행해졌던 때는 천하가 ‘공공의 것’, 즉 천하위공(天下爲公)이었다”고 말했다.
공자가 말하는 대도(大道), 즉 큰 도가 행해졌던 때는 요순(堯舜) 임금 때를 뜻하는데 이때는 천하가 임금이나 소수 귀족의 소유가 아니라 모든 백성의 소유였다는 뜻이다.
공자는 대동사회의 구체적인 모습에 대해 “노인들은 편안하게 일생을 마칠 수 있고 젊은이는 다 직업이 있고, 여자는 다 시집 갈 자리가 있고 어린이는 잘 자라날 수 있고, 과부, 홀아비, 병든 자를 모두 사회가 봉양한다”고 했다. 또 부유하다고 해서 “재물을 땅에 버리는 자는 싫어했지만 반드시 자기를 위해 창고에 쌓아 두지는 않았고” 신분이 귀하다고 해서 “몸소 일하지 않는 자는 미워했지만 반드시 자기를 위해서만 일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유교의 이상세계는 사람들이 자신의 가족만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의지할 곳이 없는 노인, 고아, 중병에 걸린 자를 서로 돕고 남은 재물이나 노동력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보편적인 도덕이 시행되고 동시에 공공성이 실현되는 상호부조(相互扶助)의 사회였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만을 위해 축재하지 않고 자기 자신만을 위해 일하지 않는 공동호혜(共同互惠)의 사회가 곧 공공성이 실현된 대동세계다.
이러한 대동사회는 공유제를 기반으로 한 체제이므로 원시 공동체가 붕괴되고 사유재산에 기초한 계급사회로 대체된 이후 고대인들이 추구한 이상사회에 대한 아름다운 소망을 집대성한 것이다. 이는 사유재산에 근거한 암흑사회가 갈등과 투쟁으로 악화되는 현실을 부정하기 위하여 출현하였던 것인데 시대의 추세와 삶의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그 이념도 점점 이익지향의 사회로 변화했던 것이다.
유교의 이상사회인 대동의 이념을 지금 우리 현실에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겠지만 경제적 양극화의 심화로 계층 간의 불화와 알력,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에 큰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대동사회의 현대적 의미는 복지정책의 확대, 복지국가로의 발돋움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경기도에서는 오는 29일 30일 양일 간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2019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라 한다. 박람회의 주제가 ‘기본소득 대동세상의 문을 열다’라니 기본 개념에 포커스를 맞춘 정책으로 보인다.
기본소득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과 권리를 위한 소득으로 사회구성원이면 누구나 자격심사나 노동요구 같은 조건을 따지지 않고 지급하는 소득으로 현대판 ’상호부조‘, ’공동호혜‘인 셈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해서 사람들의 일자리가 대체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왜 기본소득이 대안으로 거론되는지 국제컨퍼런스를 통해서 학문적인 실천적인 사례를 통해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국제컨퍼런스에는 전 세계적인 관심사인 기본소득의 권위자와 석학, 국내외 전문가들이 대거 참가해 ‘협력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 기본소득’에 대해 토론을 진행한다.
노동하지 않아도 공짜로 퍼주는 복지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오해와 노동 의욕을 떨어뜨리고 국민의 세부담만 가중시키는 막대한 중세 유발정책이 아닌가라는 오해를 받지만 선조들의 ’대동‘처럼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 ’대동세상‘의 보편적 가치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공유하기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