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촌동 전처 살인사건. /사진=뉴스1 |
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 심리로 열린 '등촌동 전처 살인사건' 피고인 김모씨(48)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피해자 모친을 비롯한 유족들이 방청석에 자리했다.
오전 11시쯤 김씨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자 방청석 맨 앞줄에 앉은 피해자 모친은 욕설과 함께 “책임져라”라며 소리쳤다.
법정경위들의 제지에도 피해자 모친은 김씨를 향해 “왜 죽였냐 나쁜 X아. 뭔 이유로 죽였냐”고 울분을 토했다. 재판부가 “자꾸 그러시면 법정에 계실 수 없다”고 해도 모친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검찰 측은 이날 피해자 큰딸이 법정에서 직접 진술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큰딸은 유족들이 받는 고통을 담담하게 말하며 김씨에 대한 엄벌을 호소했다. 큰딸은 김씨를 ‘아버지’가 아닌 ‘살인자’, ‘피고인’이라고 칭했다.
큰딸은 김씨를 향해 “연약한 여성을 폭력으로 제압하고 생명을 무참히 빼앗는 행위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을 본인만 모르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날이 어버이날인 점을 언급하면서 “엄마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싶다”고 흐느꼈다.
김씨는 큰딸이 발언하는 약 3분간 시선은 다른 편에 두고 눈만 깜빡거렸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10월22일 오전 4시45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부인 이모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13회 찔러 살해한 뒤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범행 두달 전 이씨의 차량에 위치추적기(GPS)를 부착해 동선을 파악했고 사건 이전부터 범행 장소 주변을 서성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또 흉기를 미리 준비했고 자신을 못 알아보게 하기 위해 범행 당시 가발을 쓰고 이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혼한 뒤 거처를 옮겨다닌 피해자를 집요하게 쫓아다니다가 사전에 여러 차례 답사하고 범행도구를 준비해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장치 부착을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