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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주류세 개편안 발표가 늦어지면서 수입맥주 업체들이 난감을 표하고 있다.
8일 한국수제맥주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기획재정부의 잇따른 주류세 개편안 발표 연기로 선투자를 감행한 업체들이 재정적 타격을 입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병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언론간담회에서 주류세 개편안 제출 시기 지연을 발표했다. 김 실장은 "4월 말이나 5월 초 발표가 목표였던 주세 개편안 발표를 미루기로 했다"며 "소주·맥주 가격 인상이 없는 범위 내에서 개편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데 주종간 또는 동일 주종 내 업계간 이견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빨리 조율해서 개편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8월 발표되는 2020년도 세제 개편안 이전까지는 주세 개편안을 공개할 것을 시사했지만 수제맥주협회는 정부의 잇따른 약속 파기에 큰 유감을 표했다. 협회는 "벼랑 끝에 몰린 40여개 회원사 전체를 대표해 맥주 종량세 전환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7월 종량세 개편안 발표 직전 “전 주종 형평성 고려 필요”를 이유로 전면 백지화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1월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내년 3월까지 제출하겠다”고 발표, 올해 2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다시 “4월 말~5월 초까지 주세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미룬 뒤 지난달에는 "5월초까지 마련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이 또한 연기됐다.
업계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사실상 ‘공회전’이나 다름 없는 지난 1년의 상황으로 인해 많은 맥주 업체들은 허탈감을 느끼는 수준을 넘어 생존을 위한 선택의 기로에 섰기 때문.
특히 내년 맥주 종량세 전환이라는 정부의 약속을 믿고 투자를 한 업체들은 이후 타격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 버티지 못하고 국내 생산을 접은 업체도 있다. 제주맥주는 맥주 종량세로 품질 경쟁이 가능해질 내년을 대비해 연구개발 및 설비 증축에 추가 투자를 진행 중이며 제조업의 가장 큰 장점인 고용 창출 규모 역시 내년엔 더욱 키울 예정이었으나, 개편안 제출이 예상된 이번 주 돌연 연기 발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역시 최근 이천에 연간 500만 리터 규모의 양조장을 준공하여 맥주 종량세를 대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반면, 더부스 브루잉 컴퍼니는 생산 시설을 모두 미국으로 이전했다.
맥주는 종량세로의 개정이 매우 시급하다. 전체 주류 세수의 약 50%를 차지할 만큼 소비량이 높은 주종이며 시장 규모 역시 4조원에 달하는데, 수입 제품과의 역차별로 인해 산업이 그대로 붕괴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수입맥주 시장 점유율이 4%대에서 20%대로 급증했으며, 2019년에는 30%대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자본력이 없는 수제맥주 업체들은 주세법의 구멍을 이용한 수입맥주의 공격적 프로모션으로 인해 상당수가 폐업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이제는 “경제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에 전력하겠다”는 2019년 기획재정부의 기조와 정부의 의지에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게 협회 입장이다.
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올해 맥주 종량세가 시행되지 않을 경우 약 65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손실과 7500개의 일자리 손실이 생길 것임을 수차례 강조해 온 바 있다"며 "하지만 마지막 개편 약속 일정이 다시 한번 무기한 연기되며 수많은 업체의 존폐가 거론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정부는 더 이상 이 사안을 표류시키지 말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