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승범 문체부 게임산업과 과장, 이혜영 문화연구자, 온상민 e스포츠 해설가. /사진=채성오 기자
왼쪽부터 박승범 문체부 게임산업과 과장, 이혜영 문화연구자, 온상민 e스포츠 해설가. /사진=채성오 기자
게임이용 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하려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국내 보건·의학계에 맞서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강력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WHO와 일부 보건·의학계 인사들이 명확한 근거나 연구자료 없이 질병코드 등재를 주장하는 것과 달리 다양한 통계 결과를 통해 반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박승범 문체부 게임산업과 과장은 ‘WHO 게임 질병코드 분류 추진, 무엇이 문제인가’ 긴급토론회에서 보건복지부와 의료계가 주장하는 게임 중독 및 이용 장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게임과이용에 대한 진단이나 징후나 원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관련 보고도 한국이나 중국 등 일부 동아시아 국가의 비중만 현저히 높다”며 “게임과이용 연구도 전 연령대에 해당하는 증상이 아니라 10대 청소년에 국한된 점도 이상하다. 다른 요인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 등을 담아 WHO에 질병코드화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5년에 걸쳐 연구한 게임 이용자패널 조사를 현장에서 공개했다. 이는 게임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서는 최초의 장기추적 프로젝트다.

총 2000명의 패널을 대상으로 한 사회과학 연구결과 청소년의 게임이용 시간과 과몰입 정도는 매년 변화한다. 구체적으로는 매년 50% 이상이 과몰입군에서 일반군으로 이동하며 10%가량이 일반군에서 과몰입군으로 옮겨 간다. 5년간 한결같이 남아 있는 과몰입군은 1.4%에 불과했다. 정상군에서 게임과몰입군으로 이동하는 집단과 반대의 조직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는 변수는 학업 스트레스, 부모의 과잉기대 및 간섭, 자기통제력 등의 요소로 나타났다.

박 과장은 “사실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과몰입을 야기하는 요인이 게임 자체가 아니라 부모 양육태도, 학업스트레스 등 사회심리적 환경에 기인한다고 하면 학부모 및 시민단체에서 굉장한 비판을 할지 모르겠다”며 “그러나 다른 전문가분들이 현장에서 용기있게 말씀하시는 만큼 저희가 연구한 진실을 앞으로 쭉 전해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연구를 진행하는 2000명중 200명만 뽑아 784건의 FMRI 촬영을 진행한 결과 우울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등 공존질환이 없는 순수 게임과몰입군의 뇌구조 변화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쉽게 말해 게임을 한다고 뇌에 이상이 오거나 변형된다는 가설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것.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게임과몰입을 일으키는 요인은 스트레스와 자기통제 부분이다.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게임과몰입이 게임 자체에 기인하는 게 아니라 우울증이나 ADHD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임상적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지난해 청소년 18만명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발표한 게임과몰입 종합실태조사에서 게임과몰입군은 1.8%에 불과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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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과장은 “중독 법률을 비롯해 이번 질병코드화 움직임을 보면 다양한 의혹들이 있다”며 “향후 게임업계에 예방치유부담금을 부과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이 봤을 때도 그 의혹은 매우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담배조차 중독물질이 아닌데 게임이 그 범주에 들어가고 마약, 알코올, 도박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만약 게임이용 장애가 질병코드에 등재된다면 예측할 수 있는 문제만도 한두 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측면에서는 게임이용 장애를 악용해 입영을 거부하는 사례가 급증할 수 있고 법무부 차원에서 볼 때 교정 관련 치료 부분도 개편해야 한다. 여가부와 교육부도 기존 청소년 교육지도 정책에 관련 사항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박 과장은 “셧다운제 도입후 객관적으로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2조원이 넘었는데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질병코드 등재로 인한 산업 위축 규모가 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게임업계 종사자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같은 기간 10조원이 넘는 산업위축이 발생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당연히 고용 관련 부정적 효과도 수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태조사를 보면 전 국민 67%가 즐긴다고 집계될 만큼 게임은 대표적 여가활동으로 자리잡았다”며 “이런 산업적 효과나 여가에 미치는 영향은 차치하더라도 복지부나 보건업계에서 주장하는 의학적 근거와 부정효과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