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캉스 ] 홍콩 쇼핑몰, 안되는 게 없네
쇼핑·미식·예술을 한공간에서… ‘원스톱’ 홍콩여행
하버시티·K11·퍼시픽플레이스, 하루가 짧은 쇼핑몰


하버시티의 일몰. /사진=홍콩관광청
하버시티의 일몰. /사진=홍콩관광청
홍콩과 바캉스를 잇댄 ‘홍캉스’. 홍콩 특급호텔의 루프톱과 인피니티풀에서 홍캉스를 즐겼다면 시원한 복합몰에서 또 다른 홍캉스를 즐겨보자.
스마트폰에서 터치 몇 번이면 지구 반대편의 물건이 현관 앞에 배달되는 글로벌 시대다. 요즘의 몰은 쇼핑의 현장에서 더욱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공간으로 진화했다. 쇼핑은 기본에 영화관람 등 문화활동 전반을 누릴 수 있어서다. 먹거리, 즐길거리, 체험거리가 가득해 여가문화의 새 페이지를 열었다는 점에서 복합몰은 인기다. 특히 미세먼지나 폭염 등 바깥 날씨에 크게 방해받지 않는 실내공간에서 여가문화를 누릴 수 있는 점이 ‘몰링’(Malling)의 강점이다.


캔톤로드의 하버시티. /사진=홍콩관광청
캔톤로드의 하버시티. /사진=홍콩관광청
홍콩의 쇼핑몰은 도시에서 가장 트렌디한 레스토랑의 집합지이자 로컬 아티스트들이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장이다. 도심의 가장 중요한 지역들에 위치한 덕에 여행의 즐거움을 실컷 누릴 수 있는 허브가 되기도 한다.몰링은 여행의 일부가 아니라 여행 그 자체를 대체하는 경험일 수 있다. 맛있는 딤섬을 먹고, 세계적 예술가의 작품 앞에서 셀카를 찍고, 국내에서는 생소한 디자이너의 제품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게 홍콩 몰링의 특징이다.
◆하버시티, 쇼핑몰의 망망대해

홍콩에는 거대한 복합몰이 자리한다. 총면적 18만5000㎡의 하버시티가 그곳이다. 오션터미널, 오션센터, 마르코폴로 호텔 아케이드, 게이트웨이 아케이드까지 총 4개의 빌딩에 빼곡하게 들어선 숍만 700여개다.

하버시티의 숍들. /사진=홍콩관광청
하버시티의 숍들. /사진=홍콩관광청
하버시티라는 거대한 대양에는 우리가 원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모여 있다. 패션 명품부터 라이프스타일 소품까지 국내에서 좀처럼 찾기 어려운 브랜드들을 망라한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은 멋쟁이들의 아지트다. 저렴한 가격으로 ‘득템’을 할 수 있는 중저가 브랜드들도 다채롭게 포진해 있다.
한편 최근 문을 연 피규어 매장 핫토이는 히어로 무비 팬들에게 행복한 공간이다. 등신대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피규어가 발길을 반기고 실물처럼 정교한 마블 캐릭터 피규어가 매장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관람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팬이라면 지갑을 열 수밖에 없다.


하버시티의 트러플 누들. 모던한 먹거리도 많다. /사진=홍콩관광청
하버시티의 트러플 누들. 모던한 먹거리도 많다. /사진=홍콩관광청
쇼핑 이외의 식도락도 빼놓을 수 없다. 맛있는 음식은 몰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하버시티에는 100곳이 넘는 레스토랑과 카페가 입점해 있다. 랄프로렌에서 운영하는 커피숍이 궁금하다면 하버시티가 정답이다. 미쉐린 별을 받은 적 있는 예상하이(지점)가 정통 상해음식을 내놓는다. 일본 라이프스타일 숍 무지의 카페의 브런치도 맛볼 수 있다.
이중 가장 트렌디한 공간은 지난해 완공된 오션터미널 데크에 모여 있다. 이곳에는 11곳의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데 인기 높은 곳은 컨템포러리 광둥요리를 선보이는 헥사(Hexa)다. 파스타로 만든 중국식 볶음밥, 반죽에 숯을 넣은 딤섬 등 기발하고 모던한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이어 세계적 건축 스튜디오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디자인한 전망대로 향해보자.

하버시티의 하몽 레스토랑. /사진=홍콩관광청
하버시티의 하몽 레스토랑. /사진=홍콩관광청
오션 터미널이라는 이름은 홍콩섬과 구룡반도를 잇는 스타페리 터미널에서 비롯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오션 터미널 데크에서는 빅토리아 하버의 푸른 파도와 그 너머 센트럴의 경이로운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온다. 홍콩 최고의 전망 포인트 중 하나라 단언할 수 있는 이곳에서 가장 멋진 시간대는 역시 저녁이다.
바다를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석양 아래, 데크에 앉아 호사로운 망중한을 즐겨보자. 하버시티 몰 내의 프리미엄 슈퍼마켓 시티수퍼에서 노택스로 저렴하게 세계의 와인과 맥주를 사 숙소에서 즐겨도 좋다. 해가 진 이후의 선택은 자유다. 하버시티로 돌아와 몰링을 좀 더 즐겨도 좋고, 그대로 스타페리에 올라 센트럴에서 칵테일 바를 둘러봐도 좋다. 이 거대하고 즐거운 몰에서 하루는 짧기만 하다.

◆K11, 라이프스타일과 예술의 만남

아트 콘셉트 몰을 지향하는 K11. /사진=홍콩관광청
아트 콘셉트 몰을 지향하는 K11. /사진=홍콩관광청
K11은 ‘아트 콘셉트 몰’을 표방하는 공간이다. 홍콩 예술계의 셀레브리티 애드리언 챙이 설립한 쇼핑몰인데, 예술재단 K11 아트 파운데이션의 계열사로도 유명하다. 쇼핑몰과 예술이 맺는 관계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기업이 소유한 예술 작품을 쇼핑몰에 전시하는 것이 대표적일 것이다. K11은 그보다 더욱 깊이 있고 본격적으로 예술에 접근한다. 젊고 촉망받는 홍콩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몰 곳곳에 일관된 주제의 작품을 설치하는 것. 꾸준한 기획 전시를 통해 K11은 뻔한 문화 마케팅이 아닌 갤러리에 필적하는 예술공간이 됐다.

자연을 콘셉트로 한 K11의 2층. /사진=홍콩관광청
자연을 콘셉트로 한 K11의 2층. /사진=홍콩관광청
몰에서 운영하는 문화 행사 또한 남다르다. 공원처럼 꾸며놓은 몰 입구의 야외공간 K11 피아자에서는 한 달에 6~7회 정도 재즈 및 인디록 공연과 예술영화 상영회가 열린다. 웹사이트를 통해 미리 좌석을 신청하면 국내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음악과 영상도 즐길 수 있다.
K11은 몰 본연의 기능인 ‘쇼핑’에도 예술적 감흥을 불어넣었다. 총 7층에 달하는 쇼핑몰에는 다양한 국제적 브랜드의 숍이 입점해 있지만 이곳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건 K11의 큐레이션을 거친 자체 편집숍들이다. 2층에 위치한 K11 디자인 스토어의 셀렉션은 웬만한 디자인 뮤지엄을 능가하는 안목을 뽐낸다.

디자인 콘셉트의 K11 1층. /사진=홍콩관광청
디자인 콘셉트의 K11 1층. /사진=홍콩관광청
지구본부터 조명, 문구,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디자인 대회에서 막 수상했거나 지금 떠오르고 있는 동시대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솜씨 좋게 큐레이팅하고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디자인한 제품을 골고루 갖췄다. 홍콩의 지역색이 물씬 풍겨나는 레트로 디자인도 풍성하게 구비해 독특하고 감각적인 기념품을 구입하고 싶어하는 여행자들에게 최적의 선택지다.
‘내추럴’이라는 또 다른 키워드를 내세운 슈퍼마켓 넥스트 도어(Next Door) 또한 흥미로운 공간이다. 홍콩 셰프들과의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현지에서 재배된 유기농 식재료들을 큐레이팅해 소개한다. K11은 예술과 장인정신, 자연주의를 멋진 감각으로 선보이는 몰이다. 지금 이 순간 홍콩의 ‘힙’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경험하고 소비하기에 이보다 멋진 선택지는 드물 것이다.

◆퍼시픽 플레이스, 몰·호텔·공원 연결 허브

퍼시픽 플레이스 내부. /사진=홍콩관광청
퍼시픽 플레이스 내부. /사진=홍콩관광청
애드미럴티는 홍콩에서 가장 여유롭고 호사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중의 하나다. 홍콩을 대표하는 최고급 주상 복합 빌딩 퍼시픽 플레이스의 존재감 덕분인데, 아일랜드 상그릴라, J.W.메리어트, 콘래드 등 특급호텔 세 곳과 연결되는 한편 빌딩의 눈높이에 걸맞는 동명의 럭셔리 쇼핑몰 또한 입주해 있다.
홍콩섬은 어느 거리에서나 명품 매장 하나쯤은 마주칠 수 있는 곳이지만, 퍼시픽 플레이스 몰만큼 한가롭고 쾌적하게 명품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 숍 각각의 규모가 큰 반면 단체 관광객들의 방문이 적어 유동인구의 밀도가 낮기 때문. 덕분에 몰 곳곳의 음식점에서도 한가롭게 맛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

퍼시픽 플레이스의 야경. /사진=홍콩관광청
퍼시픽 플레이스의 야경. /사진=홍콩관광청
현대적인 딤섬을 선보이며 홍콩 트렌드세터의 마음을 사로잡은 딤섬 라이브러리에서 매콤한 마라 소룡포를 맛본 뒤 짐 람비나 폴드하우스 등 전세계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를 정기적으로 초대하는 PP 아트(PP ART) 전시를 둘러보며 인생컷 한 장을 남기는 것도 좋겠다.
퍼시픽 플레이스의 큰 매력들 가운데 하나는 홍콩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공원과 바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홍콩공원은 열대 우림의 이국적 매력과 청량한 공기, 식민지 시절의 고전 건축을 품고 있다. 중국은행과 리포 센터 등 센트럴의 마천루들에 둘러싸인 덕분에 도시에서 가장 훌륭한 전망대 중 하나기도 하다. 퍼시픽 플레이스에서 느긋하게 쇼핑을 마친 후 해가 저물 무렵 공원행 에스컬레이터에 올라보자. 눈부신 야경이 발길을 기다린다. <사진·자료=홍콩관광청(정미환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