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지난해 손해보험사의 법인판매대리점(GA)에 대한 과도한 시책(특별수당)을 문제삼으며 제동을 걸었다.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보험영업 질서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였다.

대부분 손보사는 올 들어 GA에 지급한 수수료 규모를 예년 수준으로 맞춰 당국 방침에 보폭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GA 지급 수수료 규모가 전년보다 40% 가까이 급증했고 사업비율도 30%대에 육박해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말 과도한 사업비 지급 건으로 당국의 지적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메리츠화재에 대해 종합검사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검사 결과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메리츠화재 본사. /사진제공=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 본사. /사진제공=메리츠화재

◆사업비율 30%… 마이웨이 고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 1분기 대리점 수수료는 7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했다.
이에 반해 삼성화재(7.3%), DB손보(6.8%), 현대해상(6.8%) 등 대형사는 모두 10%대 미만의 증가폭을 보였고 한화손보(-12.7%)의 경우 오히려 대리점 수수료가 감소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업비율은 29.0%로 30%에 육박했다. 지난해 연간 사업비율보다 2.4%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로 매출에 비해 사업비 증가폭이 과도했다는 의미다.

손보사 사업비율은 통상 20% 내외에서 움직인다. 경쟁사인 삼성화재(20.8%), 현대해상(20.6%), DB손보(20.9%) 등은 모두 20%선을 유지했다. 대부분 손보사는 온라인 자동차보험 비중 확대로 사업비율이 오히려 개선되는 추세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차보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GA에 대한 시책을 강화해 사업비율이 치솟았다.


가장 최근 사업비율이 30%를 넘었던 적은 경영난에 시달리던 MG손보가 2016년 3월 말에 기록한 31.4%가 유일하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지난해 GA 시책을 과도하게 높였다가 금융당국 조치 후 현재는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올 1분기의 경우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데 따라 대리점 수수료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컸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 '6월 종합검사' 무사히 넘길까

◆당국 지적에도 시책 강행

메리츠화재에선 김용범 부회장 체제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영업전략 변화가 이어졌다. 2015~2016년에는 본사 및 영업본부 직원 6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조직구조 단순화, 12개 지역본부를 폐쇄 및 221개 지점을 100여개로 통폐합시켰다. 모두 비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메리츠화재가 과감히 시도한 사업가형 점포는 2016년 도입했으며 2017년부터 본격 시행됐다. 본사 지점장은 계약직으로 전환해 ‘성과주의’를 강화했고 GA 판매 비중 확대도 꾀했다. 핵심 전략은 GA에 대한 시책 강화로 매출에 따른 보상체계를 확대한 것이다.

이런 방침은 업계에서 ‘혁신전략’이란 평을 들었고 실적 또한 대폭 호전됐다. 2015년 1713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2016년 2578억원, 2017년은 3551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는 2578억원으로 손해율 상승 등으로 전년보다 부진했지만 업계 전체로 보면 선방한 셈이었다.

과도한 시책이 영업질서에 혼란을 가져왔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금융당국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손보사 사업비 집행 내역을 들여다봤다. 지난해의 경우 치매보험에 대한 판매 열풍이 불었는데 통상 월납초회보험료의 250% 수준이던 인보험(생명·건강보험 등) 시책이 400%에 육박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예정 사업비를 넘어 과도한 수준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DB손보 등 주요 손보사에 대해 과도한 사업비 지출 등에 경영유의사항과 개선사항을 통보했다.

당국 압박에 대부분 손보사는 올 들어 GA 대상 시책을 낮추면서 수수료도 전년 수준에 맞췄지만 메리츠화재는 대리점 수수료가 40% 가까이 급증해 여전히 다른 행보를 보였다.

◆금감원 종합검사 ‘촉각’

금감원은 6월 중 메리츠화재, 한화생명을 시작으로 종합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종합검사란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경영상태와 법규준수 여부 등을 샅샅이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메리츠화재에 대해서는 GA 판매수수료 및 시책 관련을 조사하고 한화생명은 보험금 미지급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말 당국 지적을 받았음에도 수치적으로 사업비 규모가 개선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메리츠화재는 대외적으로 과도한 시책 부분이 정리된 것으로 알리고 있어 검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은 현재 GA 수수료 제도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GA 등 모집조직이 1년간 받는 수수료를 연납 이하로 조정하거나 수수료 분급을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영향력이 커진 GA 입장에서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신상품을 출시하면 첫 1주일 정도는 시책을 300% 이상으로 높이기도 하지만 그 이후는 250%선으로 맞춰가고 있다”며 “지난해 출혈경쟁 논란 후 시책 전략을 공격적으로 가져가기는 어려워 올 들어서는 업계 전반적으로 톤을 다운시키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4호(2019년 5월28일~6월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