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용 비아그라 ‘바이리시’로 광동제약이 제약사의 정체성을 되찾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광동제약은 의약품사업보다 음료·물 관련사업 비중이 커 ‘물장수’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바이리시(성분명: 브레멜라노타이드)의 시판을 허가한 가운데 국내 판매를 담당하는 광동제약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바이리시는 미국제약사 팰러틴 테크놀로지스와 아막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여성 성욕저하 치료제다. 광동제약은 2017년 이들 기업과 계약금(50만달러), 마일스톤비(300만달러) 포함 총 350만달러(약 40억4670만원) 규모의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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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리시 출시 소식에 지난달 24일 광동제약의 주가는 1년여 만에 최고가(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거래량은 전일 대비 70배가량 치솟았다. 그러나 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광동제약은 이번 기회에 제약사로서의 정체성을 찾겠다는 각오지만 최근까지 공들인 의약품사업을 살펴보면 만족스런 성과가 보이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지난해 광동제약은 비만치료제 ‘콘트라브’를 블록버스터약물로 키우기 위해 영업사원을 두배 이상 늘리는 등 마케팅을 강화했으나 아쉬운 성적을 냈다. 당초 콘트라브의 연매출을 100억원가량으로 추정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42억원에 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초 전문의약품(ETC)부문 임직원 다수가 광동제약을 떠나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리시가 먹는 약이 아닌 주사제라는 점도 상업화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인다. 성관계를 하기 40여분 전에 여성이 스스로 주사해야 한다면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개발사와 에스브이비 리링크 투자은행도 “이번 신약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성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하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때문일까. 앞서 여성용 비아그라시장의 포문을 연 에디(성분명: 플리반세린)도 업계의 기대와 다르게 판매량이 저조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에디의 예상 연매출은 20억달러(약 2조2238억원)로 추정됐으나 실제 판매액은 1000만달러(약 111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성욕저하는 대인관계 갈등, 다른 약의 부작용 등 원인이 다양하다”며 “이 경우 바이리시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의약품사업을 강화하는 광동제약의 행보에 의문을 품기도 한다. 지난해 말 가정간편식(HMR)사업에 진출하는 등 유통사업을 키운 반면 제약사 본업인 의약품사업은 여전히 뒷전이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 상위 20개 제약사 중 광동제약은 1.1%만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19위 기업의 매출 대비 R&D 투자비율이 4.1%라는 점에 비춰보면 광동제약은 의약품 투자에 매우 인색한 편이다. 실적 기준 매출비중을 보면 삼다수(28.5%), 비타500(14.8%), 백신·병원(10.0%), 옥수수수염차(8.0%), 청심류(6.6%), 헛개차(5.6%), 광동쌍화탕류(2.0%) 순이다.
이 같은 이유로 광동제약은 제약사로서 면모가 약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광동제약은 의약품과 음료사업 특성상 성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음료매출이 늘었지만 의약품 개발도 꾸준히 하고 있다”며 “사업 특성상 R&D는 장기적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9호(2019년 7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