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에 참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지난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에 참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일본 정부가 4일부터 한국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에 대해 신고 절차를 강화하는 등 규제를 적용키로 한 데 대해 다양한 시각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기업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함께 일본 정부가 자충수를 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1일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로 한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주요 소재에 대해 4일부터 신고절차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그간 일본은 한국에 대해 안전보장상 우호국으로 지정, 수출허가신청을 면제해주는 외국환관리법상 우대제도인 ‘백색국가’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4일부터 이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함으로써 일본업체가 한국에 수출할 때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수출 신청부터 허가까지 약 90일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수출금지 조치나 다름없다.


이번에 수출제한 대상에 오른 제품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PI) ▲리지스트 ▲에칭가스 등 3가지로 PI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하며 리지스트와 에칭가스는 반도체 제조공정에 쓰인다.

반도체 업계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리지스트나 에칭가스는 수요가 많지만 환경오염을 야기해 제조하는 기업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일본기업이 거래를 중단할 경우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PI의 경우도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PI는 완성품에 맞게 필요한 제품이 다양해 예상되는 피해액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거래선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피해가 완전히 없다고는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의 대응 방향에 따라 일본의 피해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국기업이 일본의 공세에 대해 맞불을 놓는다면 일본경제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메모리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한다”며 “한국 반도체 기업이 자국의 소재를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일본기업은 최대의 고객을 잃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도 “일본이 반도체 소재 거래를 중단하면 한국 반도체 기업은 다른 거래선을 찾아나설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 기업과 거래를 중단하면 일본업체의 타격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얼마나 오래 수출금지조치를 유지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