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의 일본 최남단 철도역인 니시오야마. 규슈올레가 이곳을 지난다. 규슈에는 규슈올레와 온천 등 한국인이 즐겨찾는 여행 콘텐츠가 많다. /사진=박정웅 기자
규슈의 일본 최남단 철도역인 니시오야마. 규슈올레가 이곳을 지난다. 규슈에는 규슈올레와 온천 등 한국인이 즐겨찾는 여행 콘텐츠가 많다. /사진=박정웅 기자
"일본여행은 정치적 갈등 상황에 덜 민감한 20~30대 개별여행객이 주도한다. 따라서 이번 수출규제 사태가 이들의 일본여행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다."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사태와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본여행 자제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A여행사 관계자는 이같은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이 관계자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 일본여행 취소나 변경 문의는 없다"면서 "일본여행은 그동안 지진이나 쓰나미 등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이 일어났을 때 감소한 경우는 있지만 양국간 정치적 이슈로 급감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또 "여름방학과 휴가기간이 낀 성수기여서 젊은 개별여행객들이 이번 이슈 때문에 일본여행을 접기까지 하겠냐"고 선을 그었다.


여행업계의 시각과는 달리 국민들은 일본여행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각종 온라인 카페와 커뮤니티에는 일본여행을 끊겠다는 젊은 층부터 예정된 가족여행을 취소했다는 중장년 층까지 '탈 일본여행'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것. 또 지난 1일 일본지역을 여행 경보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3일 현재 3000명 가까운 국민들이 동의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일본 전지역을 여행 경보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청원합니다'에서 청원자는 "국민의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청원 이유로 ▲진도 8 이상 대지진 발생 위험 최고조 ▲방사능 피폭 위험 ▲잦은 혐한 시위로 차별과 폭행/폭언에 노출 위험을 꼽았다. 일본 전지역을 여행자제 권고에 해당하는 황색경보 이상으로 지정해 국민을 보호하라는 게 청원의 취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국민청원. /사진=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국민청원. /사진=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반면 일본의 전략에 말려들지 말자는 신중론도 일부 제기된다. 일본여행을 자주 한다는 한 시민(49)은 "수출규제 등 사실상의 경제보복 조치에도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일본에서도 일본정부의 조처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의 유치한 작태에 화가 나지만 감정적으로 반일감정을 키우는 건 자칫 일본의 의도에 걸려들 수 있다"고 경계했다.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교수는 지난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불필요한 제재 조치라든지 대응 조치에 대해서는 정부가 할 것이 아니고 시민단체가 나서는 게 좋다고 본다. 일본정부가 한국정부에 책임을 요구하고 나설 경우 상황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관광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방일 한국인은 전년대비 5.6% 증가한 약 754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3~4년간 고공행진을 했던 한국인의 일본여행은 올 들어 주춤한 상황이다. 지난 1~4월 방일 한국인은 전년대비 4.4% 감소한 약 264만명을 기록했다.

일본인의 한국여행도 증가세에 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약 295만명의 일본인이 한국을 찾았다. 이는 전년대비 27.6% 급증한 수치다. 골든위크가 낀 지난 5월에는 약 29만명이 방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