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장은 정치인이자 행정가이며 지자체를 운영하는 CEO다. 다양한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고 평가받는다. 자칫 잘못된 정책은 재산상 손실을 발생시켜 시민에게 재정적 부담을 안기게 된다.

동두천시는 지난 6월13일 막대한 운영비로 매년 17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고 있는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을 경기도에 이관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최용덕 시장은 지난해 12월 이재명 지사를 만나 박물관 지원을 요청했고 결국 최 시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협약이 성사됐다. 

그동안 최 시장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 지사의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라는 가치를 이끌어내면서 ’캠프모빌 수해예방사업‘, ’은현 IC 연결교량 설치‘, ’악취 문제 해결‘ 등 굵직굵직한 지역현안을 한번에 해결하는 수완을 보여줬다. 또 현재 동두천시의 가장 중요한 현안인 ’미군공여지 국가주도개발'도 경기도와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의욕이 너무 과했던 걸까? 의회 의결도 되기 전에 경기도와 MOU를 체결해 논란이 되고 있다. 또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운영권 이관으로 경영상, 재정상의 문제점도 남겼다. 물론 이러한 결정을 하기까지의 남다른 고민도 이해 못 하는 바가 아니다.


2016년 5월 개관한 동두천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연간 16만명이 찾는 등 경기북부 문화 명소로 자리잡았지만 연평균 수입이 4억원대에 그치고 매년 들어가는 운영비 어려움까지 더해지니 시 발전의 걸림돌임은 분명하다.

여기까지가 행정가적인 발상이다. 시장의 위치는 때론 경영자로서의 탁월한 능력도 요구받는다. 한마디로 이번 협약은 도시 경영자로 의무는 포기한 모양새가 됐다.

운영상 한계상황에 닥쳤을 때는 시대요구에 맞는 새로운 경영 방식을 도입해 방향전환을 꾀해야 한다. 방향전환을 통한 성공 사례는 무수히 많다. 

예를 들어 노인인구 증가 대비한 사업 등 소요산 산림휴양 관광벨트를 연계해 새로운 공간으로 변신이 필요하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직영 운영 전환, 사회적 경제 도입 등 경영쇄신을 통한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경영 변화 시도는 왜 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국비(복권기금) 13억원과 경기도비 83억원, 동두천시비 96억원 등 총 192억원이 투입된 동두천시의 자산이다. 그것도 동두천시의 이름이 아닌 경기도 이름으로 운영까지 해왔으면서도 잘못된 계약으로 그간 누적된 적자 금액 보전 없이 고스란히 떠안은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적자 보전이 힘든 것은 과거에 2013,2014년 협약을 맺은 이후 각서의 문제도 있다. 당시 도의 요구에 의해 작성된 '운영비는 동두천시 재원으로 한다'라는 각서가 발목을 잡았다.

결국 어린이박물관 매입, 단순 운영비 지원, 재산 교환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검토한 결과 도와 동두천시 간 재산 교환을 선택했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19조 제4항을 보면 ‘해당 지방자치단체 외의 자가 소유한 재산을 행정재산으로 하기 위해서 교환하는 경우로 이 조항에 따라서 행정교환을 하는 경우 양쪽 가격이 같지 아니할 때에는 그 차액을 금전으로 내야 한다’고 규정한다.

계약에 따라 경기도는 시에 소유하고 있는 도로와 하천 용지 210필지 등 공유재산을 넘기고 시는 도에 어린이박물관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넘기게 된다. 건물은 시가표준액을 기준으로 토지는 개별공시지가로 산정한다. 하지만 문제는 건물과표와 공시지가에는 큰 간극이 있다는 사실이다. 의회에서 재산상 손실을 주장하는 이유다.

정계숙 시의원도 제284회 동두천시의회(임시회) 본회의를 통해 이같은 협약에 문제를 제기했다. 정 의원은 “개별공시지가에 따르면 도 소유 용지는 약 71억1100만원, 어린이박물관은 부지와 건물을 합쳐 71억5400만원으로 나타났다”며 “교환하는 동두천시 소유인 어린이박물관은 용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교환방식이라면 건물을 더 높게 반영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다 큰 손해는 동두천시의 공적기능 손실이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운영 포기는 눈에 보이는 17억 재정 보전은 받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공공성은 막대한 손해를 봤다. 시민 누구나 골고루 누리게 되는 권리인 공공성은 금액으로 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의 공적기능인 공공성 분야는 오히려 대다수 지자체들이 재정을 점차 늘여가는 추세다.

반대로 경기도는 이번 협약으로 경기북부 균형발전 및 문화격차 해소에 나선다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 이관을 완료하고 전시실과 편의시설 개선, 콘텐츠와 프로그램 등을 보완해 공공성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민선 자치단체장의 ‘공공성’의 가치를 보는 인식과 ‘경영인’과 ‘행정가’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 곱씹어 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