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대통령 별장지 '저도'를 국민탐방단과 함께 돌아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대통령 별장지 '저도'를 국민탐방단과 함께 돌아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대통령 휴양지인 저도(猪島)를 민간에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남 거제시의 저도를 찾아 "여름휴가를 여기서 보낸 적이 있는데 아름답고 특별한 이곳을 대통령 혼자 지낼 게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더 굳히게 됐다"며 "군사시설에 대한 보호장치, 유람선 선착장 등의 시설이 갖춰질 때까지는 시범개방을 해나가다 준비가 갖춰지면 전면적으로 개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마도 대통령 별장이란 곳이 어떤 곳인지 또 대통령들이 휴가를 보내는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 하실 국민들이 많을 것"이라며 "거제시와 경남도가 잘 활용해서 이곳을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특히 남해안 해안 관광의 중심지로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저도는 대통령 전용 별장인 청해대가 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은 진해와 부산 등에 밀접해 있는 이 섬의 전략적 가치를 활용하고자 40여 가구 주민들을 내쫓고 통신소와 탄약고를 뒀다. 해방 후 6·25 전쟁 중에는 유엔군이 사용하다 전쟁 후인 1954년엔 국방부가 소유·관리했다.

저도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같은 해 저도를 여름 휴양지로 선택하면서 대통령들의 대표적인 여름 휴가지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1972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저도를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지정했다. 이후 일반인은 이 섬을 거주하거나 방문을 할 수 없었고 어로 행위도 전면 제한됐다. 

박 전 대통령은 저도에서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보내며 수영 등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들도 여름 휴가철 저도를 찾았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였던 2013년부터 이곳을 찾아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35년여가 지난 오랜 세월 속에 늘 저도의 추억이 가슴 한편에 남아 있었는데 부모님과 함께했던 추억의 이곳에 오게 돼 그리움이 밀려온다"며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변함없는 저도의 모습. 늘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의 자태는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2013년 7월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맞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진을 등록했다. /사진=뉴스1(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지난 2013년 7월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맞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진을 등록했다. /사진=뉴스1(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저도는 1993년 지역 사회의 요구에 따라 대통령 별장 청해대에서 해제돼 해역 대부분에서 조업이 가능해진 바 있다. 다만 2008년 대통령 별장으로 다시 지정된 이후 해군이 섬을 소유·관리하고 있어 시민들은 출입하기 어려웠다.

이에 거제시 등에선 최근까지 저도 소유권을 완전히 반환하라는 요구를 이어갔고,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공약에서 저도 관리권 등을 지방자치단체로 반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소유권을 갖고 있는 군과 경남도·거제시의 협의를 거쳐 9월 중 저도 인근의 산책로, 전망대, 골프장(9홀 규모), 해수욕장 일부를 우선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단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와 수행원·장병 숙소, 군함정박 시설은 개방 대상에서 제외됐다.
완전한 소유권 이전 준비가 끝나는 대로 대통령 전용 별장까지 순차적으로 전면 개방하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