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LG전자가 출시된 지 2년이 지난 스마트폰 LG V30(이하 V30)의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업그레이드 방침으로 2017년 하반기 출시된 V30과 V30S 사용자는 구글의 최신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파이 9.0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향상된 16개 SW를 포함하는 밸류업 패키지의 서비스도 제공돼 V30 사용자에게 더할 나위없는 선물이 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지원정책은 믿고 오래 쓰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정책의 일환”이라며 “특히 밸류업 패키지는 제조사가 통상 지원하는 사후지원 범위를 뛰어넘는 것으로 고객에 꾸준하고 안정적인 사후지원을 제공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LG V30을 시작으로 Q시리즈, X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군에도 연내 해당 기능을 지원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 V30. /사진=뉴스1 DB
LG V30. /사진=뉴스1 DB



◆귀 닫으니 실적 ‘뚝’
LG전자는 지난달 30일 2019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5조6292억원, 영업이익 65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 늘었고 영업이익은 15.4% 줄었다.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2분기 MC사업본부는 매출 1조6133억원, 영업손실 313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예상치보다 더 심각한 적자를 기록했다. 17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진 것도 모자라 전분기보다 1000억원 이상 적자폭이 확대된 셈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이 긴 늪에 빠진 것은 2015년부터다. LG G2, G3의 성공에 고무된 LG전자는 2015년 4월 LG G4를 시장에 선보였다. G4는 5.5인치 화면에 32기가바이트(GB) 저장공간, 3GB 메모리 등 당시 최고 수준의 부품이 탑재됐다. 전작인 G3가 누적판매량 1000만대를 넘기며 3161억원의 흑자를 기록, 휴대폰 명가의 부활을 알렸던 만큼 G4도 G3의 뒤를 이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위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G4의 전원이 스스로 꺼졌다 켜졌다 반복되는 증상이 발생한 것.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슷한 이슈가 제기되자 LG전자는 내부부품의 접촉불량이 원인이라고 밝히고 사과에 나섰다. 문제가 발생한 단말기를 무상수리해주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G4의 문제는 소비자가 LG 스마트폰을 배제하는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2017년 G4는 또다시 LG전자의 발목을 잡았다. LG전자가 G4와 V10의 OS를 안드로이드 7.0 누가로 업데이트하지 않겠다고 한 게 문제가 됐다. 출시 후 2년도 지나기 전에 사후지원을 제공받지 못하게 되자 소비자들은 LG전자가 “브랜드 가치를 포기했다”며 반발했다.

이에 LG전자는 “SW 안정성과 기기의 성능을 유지를 감안한 조치”라며 “내부적으로 새로운 안드로이드체제와 호환을 진행한 결과 최적화된 성능유지가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비슷한 부품을 사용한 구글 넥서스5X가 SW업데이트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결국 LG전자는 3일 만에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업데이트 지원을 결정했다.


LG V30 라즈베리로즈. /사진제공=LG전자
LG V30 라즈베리로즈. /사진제공=LG전자

◆‘불통’ 벗고 유의미한 성과 자신
이후에도 LG전자는 ‘불통’을 고집하며 독자노선을 걸었다.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의 개선이 아닌 엉뚱한 혁신을 반복했고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채 표류했다. 하지만 최근 LG전자가 바뀌고 있다. 과거의 모습을 버리고 소비자 효용가치에 집중해 제품 개발에 나서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다. LG전자는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스마트폰 개발단계에서부터 소비자를 우선 생각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출시한 V50을 살펴보면 LG전자의 변화가 눈에 띈다. V50은 빠른 속도를 원하는 5세대 이동통신(5G)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해 하드웨어 사양을 크게 높였다. V50은 퀄컴의 최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55와 4000밀리암페어시(mAh) 배터리를 적용했다. 고사양의 게임을 즐기는 5G 이용자를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도 3D마크 슬링샷 익스트림 오픈GL 5388점(갤럭시S10 5G 4365점, 아이폰XS 맥스 4339점)을 획득할 만큼 뛰어난 성능을 갖춘 제품을 장착했다.

허술한 대응으로 과거 비난의 대상이 됐던 사후지원책도 고치는 중이다. 지난해 3월 개설한 ‘SW 업그레이드 센터’(이하 SW 센터)가 그 중심 역할을 수행한다. SW 센터는 OS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기능별 SW, 보안 기능 업데이트를 담당한다. 소비자가 LG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사후지원을 제공하는 셈이다. 지난해 말 V30 안드로이드 8.0 오레오 업그레이드에 이어 최근 실시한 안드로이드 9.0 파이 업그레이드도 SW 센터의 작품이다.

LG전자의 몸부림에 시장의 반응도 서서히 바뀌는 양상이다. 아직 직접적인 실적개선은 없었지만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졌다. LG전자 측은 지난달 30일 열린 2019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에서 “하반기에는 유의미한 성과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경기 안양시에서 스마트폰 판매점을 운영하는 A씨는 “과거에는 LG 스마트폰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에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LG전자가 출시한 단말기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이미지가 생기면서 소비자도 제품을 선뜻 구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4호(2019년 8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