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가 연신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미르의 전설2’ 지식재산권(IP) 분쟁으로 수년째 거듭해온 중국기업과의 소송에서 연달아 승리하며 막대한 로열티 수익을 확보하게 됐기 때문. 수익을 차치하더라도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2 IP홀더로의 지위를 굳혔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그간 저작권 침해로 불법수익을 올린 중국업체에 로열티를 받아내고 신규 정식계약을 통한 사업확장에 힘쓸 수 있게 됐다. IP 공동소유자이자 이익을 공유하는 액토즈소프트와 다양한 사업도 전개하게 됐다. 2014년부터 대표직을 맡아 위메이드를 이끌어온 장 대표의 뚝심이 빛나는 대목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 /사진제공=위메이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 /사진제공=위메이드

◆저작권과의 싸움
넥슨과 네오위즈를 거쳐 2013년 위메이드에 둥지를 튼 장 대표는 2014년 3월 위메이드를 새롭게 이끌 수장으로 임명됐다. 대표가 된 그가 취임 때부터 역점을 둔 사안은 중국에 확산된 저작권 침해 게임을 가려내는 일이었다. 이는 중국 샨다게임즈(현 성취게임즈)가 미르의 전설2 로열티를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서 불거진 문제다.


저작권 침해 정황은 샨다게임즈-액토즈소프트-위메이드 간 얽혀 있는 연결고리를 파악해야 한다. 액토즈소프트는 미르의 전설을 개발한 국내 게임사로 차기작 미르의 전설2를 준비 중이었다. 박관호 개발팀장(현 위메이드 의장)은 미르의 전설2를 그대로 들고 나와 위메이드를 출범시켰다. 이 과정에서 액토즈소프트가 위메이드의 지분 40%를 갖게 되면서 미르의 전설2 IP도 공동소유로 남았다.

이렇게 끝났다면 복잡할 일이 없었겠지만 중국 샨다게임즈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앞서 원작자의 허락 없이 미르의 전설2 IP 유사게임을 만들었던 샨다게임즈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결국 새로운 로열티 방식을 수립하는 등 IP 수익분배 정책에도 변화가 발생했다.

장 대표는 이 부분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샨다게임즈는 미르의 전설2 IP 신규 게임 출시 직전에서야 위메이드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늑장 대응을 보였다. 로열티 지급도 제때 이행되지 않은 데다 개발·사업영역에서 독자적 행보를 보이며 위메이드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결국 장 대표는 이를 샨다의 불법행위로 인지하며 현지 저작권 단속에 돌입했다. 샨다게임즈와 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현지 신규 파트너사와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중국 게임업계는 저작권에 대해 큰 경각심이 없었고 수익 창출에만 몰두한 나머지 정식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관련 IP로 후속작을 만들거나 부가사업을 영위하는 데 집중했다.

장 대표는 주변의 만류에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기나긴 시간을 ‘권리 찾기’에 집중했다. 그 결과는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다시 찾아온 기회

중국에서만 약 30건의 소송을 진행하며 결과를 기다리던 장 대표에게 들어온 첫번째 낭보는 지난해 말 결정된 ‘전기패업’ 서비스 금지소송 승소 판결이다.

위메이드는 2016년 4월 웹게임 ‘전기패업’이 ‘미르의 전설2’ 저작권을 침해했고 정당한 대가 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중국 베이징 지적재산권법원에 서비스 금지를 요청했다. 베이징 지적재산권법원은 위메이드의 의견을 받아들여 정식 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웹게임 전기패업의 서비스를 저작권 침해 및 부정당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중단토록 결정했다.

이후 위메이드는 37게임즈가 미르의 전설2 IP로 개발한 HTML5 게임 ‘일도전세’와 정식계약을 맺고 로열티 수익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 4월에는 중국 절강성화의 모바일게임 ‘남월전기3D’를 상대로 낸 서비스 금지 가처분 신청이 중국 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 중국 항저우 중급 법원은 저작권자인 위메이드의 권리와 남월전기3D의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며 해당 게임의 다운로드, 설치, 프로모션 및 서비스 제공을 금지시켰다.

이 판결은 위메이드가 2017년 2월 절강환유를 상대로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제기한 미니멈개런티(MG) 및 로열티 미지급 중재 소송에 큰 영향을 끼쳤다. ICC는 2년3개월여 만에 위메이드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중국 킹넷의 계열사인 절강환유는 2016년 10월 위메이드와 500억원 규모의 ‘미르의 전설 모바일 및 웹게임 개발 정식 IP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행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2017년 2월부터 관련 웹게임 ‘남월전기’를 서비스한 후 로열티 지급을 하지 않았다.

해당 사안에 대해 지난 5월 ICC 산하기관인 국제중재재판소(ICA)는 “절강환유가 위메이드에게 계약 불이행에 따른 이자비용을 포함해 배상금 약 807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장 대표가 중심이 돼 진행한 중국 저작권 침해 단속이 빛을 발하며 한동안 보류됐던 국내외 IP사업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위메이드는 자회사 전기아이피를 통해 넷블루게임즈와 미르의 전설2 IP 사용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새 미르의 원년을 이끌어갈 ‘미르4’, ‘미르M’, ‘미르W’ 등 3연작 통합 브랜드 ‘미르 트릴로지’ 개발에 착수했다.

장 대표는 법적분쟁 결과가 꾸준히 발표되는 만큼 앞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2분기에는 법적 분쟁 등으로 매출을 인식하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원만히 해소되면 한번에 가능할 것”이라며 “미르의 전설 IP를 활용해 합작법인과 신규 IP사업을 지속 추진해 가시적 성과를 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프로필
▲1974년 출생 ▲네오위즈게임즈 전략기획그룹 재무그룹장 ▲네오위즈게임즈 전략기획본부 본부장 ▲네오위즈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 ▲네오위즈모바일 대표이사 ▲위메이드 전략기획본부장 ▲위메이드 대표이사


☞ 본 기사는 <머니S> 제606호(2019년 8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